[DBR 경영의 지혜]충분한 수면은 스트레스와 과식을 줄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8일 03시 00분


늘어지는 뱃살은 야근과 야식이 잦은 직장인들에게 고질적인 고민이다. 뱃살은 비만의 주범일 뿐 아니라 성인병 같은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위험하다. 의식 있는 기업은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구내식당을 설치하고 식단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과식같이 직원들의 잘못된 식습관을 고치는 데는 역부족이다. 무엇이 직장인들의 식습관을 해치는지 정확한 원인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대학의 연구자들은 중국 정보기술(IT) 회사와 통신사 직원 설문조사를 통해 직장인들의 식습관 패턴을 분석했다. 그 결과 회사에 출근해 오전에 업무 스트레스를 겪는 직원들이 저녁에 과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전에 과도한 업무량을 부여받은 직원들은 업무로 인해 생긴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고자 당일 저녁에 정크 푸드를 더 많이 먹고, 건강에 좋은 음식은 덜 먹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오전에 만난 고객이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무례하게 구는 등 고객 불만 행동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직원은 저녁에 더 과식을 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런데 아침에 업무량이 많은 직원들 중에서 전날 밤 잠을 잘 잔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과식을 덜 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날 밤 충분한 수면으로 얻은 활력이 다음 날 업무에 따른 부정적인 감정을 상쇄시켰다. 양질의 수면이 업무 스트레스를 경감시키고 식습관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 것이다.

연구 결과는 직장인들의 해로운 식습관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회사 내 업무 스트레스와 관련된 문제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또한 직원들의 식습관은 업무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개선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전날 밤 수면의 질에 따라 다음 날 과식할 가능성이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업무량이 많거나 고객과의 직접 대면, 특히 고객의 불만 행동에 많이 노출되기 쉬운 직업군에서는 직원의 수면을 신경 써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 직원들이 전날 밤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야근을 제한하는 식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김유진 템플대 경영학과 교수 ykim@temple.edu
#dbr#수면#스트레스#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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