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증시 상승세… 신흥국 주식에 모험투자 해볼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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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재테크 기상도/금융]

《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저성장 시대가 끝나고 글로벌 ‘중속(中速) 성장’의 시대가 시작되면서 인도 베트남 중국 등 신흥국 시장의 주식이 유망 금융투자처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2018년 무술년(戊戌年)엔 어떤 금융투자 전략이 필요할까. 》
 

증권사와 은행의 재테크 전문가 11명은 주식시장의 상승 여력이 있고 원화 강세, 금리의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지는 새해에는 예·적금, 채권 등 안전자산보다 신흥국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 적극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그러나 하반기(7∼12월)부터 미중 무역 분쟁 가능성, 선진국의 긴축 정책 등의 변수가 투자 수익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보수적 투자로 점차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코스닥 투자 기대감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코스피가 최대 3,000 선까지 오르며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동반 경기 회복세와 이에 따른 수출 호조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증시의 온기가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점차 확산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종목은 정보기술(IT), 제약·바이오 분야다. 전문가 11명이 3개씩 추천한 종목 중 IT는 8표, 제약·바이오 종목은 5표를 받았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자동차, 여행, 엔터 등 중국 관련 소비주를 주목하는 의견도 많았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게임과 화장품, 헬스케어, 호텔업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와 조선업 불황의 여파는 올해 시장에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한다면 해외주식 투자도 고려할 만하다. 전문가들은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 시장을 주목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은 “신흥국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인도와 ‘시진핑 2기’를 맞아 인프라 투자 확대가 기대되는 중국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꼽은 올해 증시의 최대 변수는 ‘트럼프 리스크’다. 북한과의 긴장 고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향방에 따라 증시와 실물 경제가 요동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세 차례 예상되는 미국 금리인상 속도도 신흥국 투자 심리를 좌우할 수 있다.

○ 하반기엔 환율 올라, 달러 투자 여건 나아질 듯


금리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1, 2차례, 미국은 2, 3차례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한은 기준금리는 올해 연 1.75∼2%, 미국은 상반기 1.5∼2.0%, 하반기 1.75∼2.25%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창목 센터장은 “한국은 올 3분기(7∼9월) 1번, 미국은 6, 9, 12월 등 3차례 금리가 인상돼 하반기에 금리 인상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웅 신한은행 PWM목동센터 팀장은 “금리 인상을 감안해 상반기에는 주식 위주의 투자, 하반기에는 단기 채권 혹은 리스크 관리 차원의 안전자산 투자가 적정해 보인다”고 말했다.

금리가 인상되면서 예·적금의 수요는 어느 정도 증가하겠지만 아직 기준금리가 충분히 오르지 않은 만큼 투자처로 보기엔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3개월마다 바뀐 금리가 적용되는 회전예금을 통해 예비 투자자금으로 보관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추천했다. 일부 전문가는 예·적금 대신 우량 회사채 또는 절세형 상품에 대한 투자를 추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은 상반기(1∼6월)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1050원에서 1100원대 안팎을 유지하다가 하반기(7∼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압력이 높아지면서 1050∼1200원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반영해 전문가 11명 중 7명은 달러 투자 여건이 하반기에 소폭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배기원 신한금융투자 신한PWM압구정센터 부지점장은 “1070원 이하에서의 분할 매수를 추천한다”며 “만기가 긴 상품을 정해 달러 변동성을 기다리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반면 환율이 제한적으로 오르는 만큼 달러 투자 매력도가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본 전문가(3명)도 있었다.

금값은 올해에도 박스권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였다.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실질금리(금리―물가상승률)가 오를 가능성이 높아 저금리 시대의 유망 자산인 금 가격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신흥국의 경제성장률이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돼 원자재 중 소재(비철금속)와 원유 등 투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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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min@donga.com·강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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