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농축산물이 대세”…‘新영란법’이 설 선물 풍속도 바꾼다

이마트 성수점에서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상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김영란법 개정으로 10만원 미만의 농축수산물 선물세트 구성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설 선물 사전예약 수요가 늘면서 예년보다 기간, 품목, 할인폭을 늘린 것도 눈에 띈다. 사진제공｜이마트

10만원 미만 국산 농축수산물 늘려
사전예약 통한 ‘얼리버드 할인’ 혜택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개정이 설 명절을 앞둔 유통업계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김영란법이 허용하는 선물 상한액을 농축수산물에 한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리는 시행령 개정안을 가결한 이후 유통업체들은 10만원 미만의 농축수산물 선물세트 구성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우선 백화점업계가 발빠르게 예약판매를 통해 설 대목 특수 선점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설 선물용으로 10만원 이하 농축수산물 세트 품목을 지난해 30개에서 올해 57개로 늘렸다. 한우 보신세트(9만8000원), 천년다랑 굴비마을세트(10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10만원 이하 국내산 선물 세트 비중을 전년 대비 20% 늘렸다. 제주 손질가자미(8만5000원), 자연산 새우 실속 세트(7만8000원)가 기대 상품이다. 신세계 백화점도 갈치, 한라봉, 멸치, 곶감 등 10만원 이하의 국내산 명절 선물을 대거 추가했다.

대형마트 역시 5만원 미만 상품 홍보에 집중했던 지난해와 달리 5만에서 10만원대 상품 구색을 강화했다. 홈플러스는 5만∼10만원 가격대의 농축수산물 세트를 지난해 21종에서 올해 31종으로 확대했다. 롯데마트는 과일세트 천하제일 귀하게 자란 큰 배, 천하제일 귀하게 자란 큰 사과를 9만9000원에 선보였다. 이마트도 피코크 제주 흑한우 2호를 9만9200원에 1000세트 한정으로 준비했고, 덕우도 활전복 세트를 8만8200원에 내놨다.

설 선물 사전예약을 예년보다 빠르게 시작하고 사전예약 품목과 할인폭을 늘려 판매에 적극 나서는 것도 눈에 띈다. 명절 선물을 미리 구매하면서 생기는 이득, 이른바 ‘얼리버드 세일’ 혜택을 받으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선진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 상무는 “사전 예약판매 기간을 이용하면 정상가보다 최대 70% 싸게 구매 가능하다”며 “‘얼리버드 세일’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