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목표치보다 70만대 낮게 잡아… 정몽구회장, 지역별 책임경영 강조
미래차-양산형 전기차 모두 주력
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 국내외 합쳐 755만 대의 판매 목표를 설정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판매량 약 725만 대보다 4%가량 늘어났지만 지난해 사업계획(825만 대)에 비해선 70만 대가량 줄어든 수치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가 467만5000대, 기아차는 287만5000대를 팔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올해 내수 70만1000대, 해외 397만4000대를 목표로 잡았다. 기아차는 내수 52만 대, 수출은 235만5000대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이날 신년 메시지를 통해 해외시장 권역별로 판매, 생산, 손익을 통합 관리하는 글로벌 전략을 발표했다. 각 부문을 본사가 관리하는 대신 현지에서 책임경영하도록 해 고객의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방식으로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현대차는 북미와 인도에서, 기아차는 북미에서 권역본부를 출범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이 전략을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신설되는 북미 본부는 미국 생산공장과 판매법인에 대한 의사결정을 총괄하게 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해외시장별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현지 맞춤형 전략은 필수라는 인식이 강해졌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11월 미국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12.7% 줄었다. 같은 기간 기아차 미국 판매량도 7.9% 감소했다. 현대·기아차는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 도입을 통해 판매량 회복도 기대하고 있다.
미국과 함께 핵심 해외시장인 중국에서는 이미 현지에 특화된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중국 사업본부와 연구개발본부를 한곳으로 모아 별도의 중국제품개발본부를 출범시켰다. 9월에는 중국 빅데이터센터도 개관했다.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중국 내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 현지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 개발은 더욱 절실해졌다. 정 회장은 주력 시장에서의 경쟁력 회복과 더불어 동남아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날 “자율주행을 비롯한 미래 자동차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나가겠다”는 비전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에 커넥티드카 및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기술이 적용된 미래형 자율주행차를 시연할 계획이다.
친환경차 분야에서는 미래 기술 개발과 양산형 전기차 판매 모두에 힘쓴다. 정 회장은 “상반기 출시될 차세대 수소전기자동차를 기점으로 시장 선도적인 친환경차를 적극적으로 개발해 향후 2025년 38개 차종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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