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이 3일 신년사를 발표하고 경영 최우선 목표로 ‘안정적 일감 확보 및 원가 경쟁력 향상’을 제시했다. 일감 부족 탓에 전 세계 모든 조선업체가 생존을 걸고 치열한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만큼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사적 노력을 기울여 달라는 주문이다.
현대중공업 강환구 사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도 지난해처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불필요한 경비를 최소화하는 긴축경영을 하고, 조선 생산조직 공정별 운영 전문화 등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사적 노력을 기울여 생산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텃밭이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마저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에 빼앗겼다. 해양플랜트 시장 역시 동남아 등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한 업체에 밀려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수주잔량 감소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9월 조선사업본부 인력 800명을 대상으로 부분 휴업 및 교육을 시작하고, 근로자 대상 휴직 신청도 받았을 정도다. 강 사장은 “지난해 일감 부족이 본격화하면서 현대중공업 구성원 모두에게 시련의 한 해였다. 해양(플랜트) 사업은 몇 달 후 일감이 완전히 바닥을 드러낼 정도다. 그 어느 때보다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올해 현대중공업은 다양한 선종의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추진선을 개발하고 압축천연가스(CNG)선, 이산화탄소(CO₂) 운반선, 수소 운반선 등 신선종 개발도 추진한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2조 원 정도 줄어든 7조9870억 원으로 잡았다.
삼성중공업 신년사에도 일감 확보와 원가경쟁력 향상을 위한 노력을 당부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남준우 사장은 “일감을 제때 확보하려면 원가경쟁력이 필수”라며 △대형 해양프로젝트 공정 준수를 통한 고객 신뢰 회복 △설계 개정률 최소화 및 물량 감축을 통한 비용 절감 △현장 개선활동 동참을 주문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팀 단위 이상 조직 수를 89개에서 67개로 축소했다. 임원 수도 30%를 감축해 72명에서 50명으로 낮췄다. 남 사장은 “회사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2월 자금 조달을 위한 1조5000억 원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또 구조조정 및 비용 감축 목표 달성 실패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올해 영업실적이 연간 2400억 원 적자를 낼 것이라고 조기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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