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새 0.69% 껑충… 강남 4구 아파트값 심상치 않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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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7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
다주택자 규제에 ‘똘똘한 한채’ 찾고 겨울방학 학군 수요까지 겹쳐
수도권 0.02%↑ 지방은 0.05% 내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 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4m²짜리 아파트는 새해 들어 21억50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18억5000만 원 정도였지만 2개월 만에 3억 원 이상 시세가 뛴 것이다.

이창균 대치동 칠성공인중개소 대표는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에도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수요자들이 여전히 많은 반면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매물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이 주간 기준 역대 최대 폭으로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까지 시장 활황세를 이끌어온 재건축 단지들뿐 아니라 일반 아파트로도 투자 수요가 옮겨가는 모습이다. 보유세 인상 등 당국의 추가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이 같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 고공행진

4일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주(지난해 12월 26일∼올해 1월 1일) 서울 강남4구(강남 강동 서초 송파구)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69%로 전주(0.40%)보다 0.29%포인트 높아졌다. 이 같은 상승 폭은 관련 통계가 처음 집계된 2012년 5월 이후 5년 7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지역별로는 강남구 매매가가 1주일 새 0.98% 오르며 전국 시군구 중 가장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송파구가 0.85%로 두 번째였고 서초(0.39%) 강동구(0.28%) 상승률도 서울 평균(0.26%)을 웃돌았다.

반면 전국 다른 지역들은 전주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주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 상승률은 0.09%로 전주(0.07%) 대비 0.02%포인트 올랐다. 강북권의 경우 같은 기간 상승 폭이 오히려 0.03%포인트 줄었다. 지방은 전주에 이어 0.05% 하락하며 지난해 10월 둘째 주(―0.02%) 이후 12주째 내림세다.

강여정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겨울방학을 맞아 강남구 등 학군이 좋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내 집 마련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지난주 시장 동향을 설명했다. 이어 “강남구 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등 재건축 호재가 겹친 일부 지역에서는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매도자 우위’ 시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 8·2대책 약발 끝났나

부동산 업계에서는 8·2부동산대책 이후 한동안 주춤했던 투자 수요가 상당 부분 되살아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등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가 중과되는 4월 이전에 인기 주거지 매물을 선점하려는 수요가 강남4구에 몰리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자 강북이나 외곽의 집을 팔고 강남권에 ‘똘똘한 한 채’를 사들이려는 수요자들이 더욱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주 경기, 세종 등 집값이 보합세에 그친 데 비해 강남권만 크게 오르는 등 지역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영향”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강남지역 시장의 이 같은 활황세가 봄 이사철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 논의되고 있는 보유세 인상이 상반기(1∼6월) 시장의 변수로 꼽힌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강남권 고령층 집주인들의 경우 8·2대책 때 나온 양도세 강화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가 오르면 부담을 느끼고 매도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아파트#가격#강남#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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