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6월 5세대(5G)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국내 이동통신 3사의 5G 주도권 선점을 위한 경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세계 최초 ‘5G 올림픽’으로 치러질 평창 겨울올림픽 후원사인 KT가 대회 성공 지원에 주력하는 사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이종 산업과의 협업, 5G 수익모델 발굴에 주력하며 차별화된 5G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현재 이통 3사의 ‘5G 전략 상황판’을 보면 KT는 평창 올림픽, SK텔레콤은 사물인터넷(IoT), LG유플러스는 실생활에 집중하고 있다. 》
이동통신 3사가 5G 주도권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12월 SK텔레콤 연구원들이 자율주행 실험도시 ‘케이시티(K-City)’에서 5G 인프라로 받은 자율주행차 데이터를 확인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5일 서울 서초구 쉐라톤 서울팔래스강남호텔에서 열린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통 3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간담회는 각사 수장들의 5G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이 자리에서 “5G는 단순히 이동통신망의 문제가 아니다”며 통신기술 발달이 가져올 패러다임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2일 SK텔레콤 신년회에서도 “4G까지는 기존 유선 서비스가 무선화되는 데 그쳤지만 5G는 오프라인 세상 자체가 무선으로 들어올 것”이라며 “5G의 상징이 되자”고 주문했다.
SK텔레콤은 IoT, 자율주행 등 이종 산업과의 비즈니스 모델에 주목하고 있다. 박 사장은 “5G와 오프라인의 결합은 결국 IoT 칩으로 구현된다”고 말한다. 5G 기반 차량통신기술과 초정밀 3차원(3D) 지도, 자율주행용 인공지능(AI) 컴퓨팅 등 통신과 자동차를 융합한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박 사장은 오프라인 업체와의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이 중요하다고 보고, 9일부터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가전전시회(CES)에 참석해 삼성전자, LG전자, 인텔 등과 관련 사업의 협업 문제를 논의한다.
이동통신 3사가 5G 주도권에 사활을 걸고 있다. 6일 KT 용인위성관제센터에서 평창 겨울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인 KT 전략기획실장 박종욱 전무(왼쪽) 등이 올림픽 성공을 염원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KT 제공KT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글로벌 5G 선도업체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황창규 KT 회장은 유 장관에게 “평창 올림픽을 완벽하게 준비해서 정보통신기술(ICT)의 글로벌 리더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초 임직원에게 보낸 e메일에서 “2018년은 KT가 고착화된 경쟁구도를 변화시킬 결정적 순간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5G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뿐 아니라 미디어, 금융 플랫폼 등 서비스 개발도 강조했다.
KT는 필수설비 공동 활용 문제를 풀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정부가 경쟁사들이 필수설비 공유를 요구하고 있지만 KT 내부적으로는 공유에 회의적이다.
이동통신 3사가 5G 주도권에 사활을 걸고 있다. 5일 LG유플러스 용산사옥 내 5G 체험관에서는 무인 자동차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멀리서도 운전할 수 있는 원격제어 드라이브가 시연됐다. 위험한 산업 현장에서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제공LG유플러스는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모두의 5G’를 내세워 차별화에 나섰다. 5일 LG유플러스 용산사옥 5G 체험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윤호 LG유플러스 상무는 “모든 고객이 실생활에서 별도의 5G 기기 없이도 5G를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비디오”라며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에서 비디오 서비스에 집중해 국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5G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권영수 부회장이 유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5G의 완벽한 최종 성공은 돈을 버는 것”이라고 수익성을 강조한 것도 주목된다. LG유플러스는 드론 사업에서 시장성이 있는 측량점검 분야의 경우 해외 유망업체와 조인트벤처를 타진하는 등 수익 모델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파수 할당 전에 이미 이통사들이 경쟁적으로 5G 사업 로드맵을 내놓는 것은 5G가 불러올 산업과 일상의 변화가 이전과 획기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G는 도달거리가 짧아 롱텀에볼루션(LTE)보다 기지국을 촘촘히 설치해야 해 경매비용과 설비투자에만 10조 원 넘게 투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2012년 3세대(3G)에서 4G로 넘어갈 땐 통신 속도 변화만으로 이슈화가 쉽게 됐지만, 5G가 불러올 변화는 다소 추상적이라는 점에서 신사업 동력을 이끌 획기적인 이정표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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