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 긴급 브리핑
가상통화 거래소 직접 조사 강화… 위장사고-시세조정 여부 철저 감독
가상통화(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불법자금이 오가도록 방치한 은행들은 가상계좌 서비스가 전면 중단된다. 금융당국은 가상통화 시장의 투자 과열을 억제하고 불법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거래소 폐쇄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검토해 추진할 방침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은 8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이 이날부터 가상계좌를 발급해준 6개 은행을 대상으로 진행한 합동검사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은행이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보겠다”며 “문제가 있으면 가상계좌 서비스를 중단시켜 가상계좌 거래를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주요 거래소에서 가상통화 매매는 은행이 발급해준 가상계좌를 통해 이뤄진다. 만약 은행이 가상계좌 서비스를 중단하면 해당 거래소에서 투자자들이 입출금을 할 수 없게 된다. 최 위원장은 “취급업소(거래소)를 직접 규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거래를 차단하거나 거의 봉쇄하는 것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2일부터는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가 실시돼 실명 확인 시스템을 갖춘 거래소부터 거래가 재개된다.
최 위원장은 가상통화 거래소에 대한 직접 조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그동안 해킹과 전산사고로 일어난 거래 중단 사고에 대해 ‘자작극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거래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며 “위장 사고 가능성, 시세 조종, 유사수신 등의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또 “거래소들이 가상통화를 실제 보유하고 있는지도 들여다보겠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한국의 가상통화 가격이 해외 시세보다 높다는 점을 언급하며 “한국이 더 이상 이런 비정상적인 거래를 주도하는 시장이 되도록 방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어떤 규제를 하더라도 해외 거래까지 규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주요 20개국(G20) 및 한중일 국제 공조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사가 은행들이 제공하는 가상계좌에만 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훈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거래소가 법인계좌를 이용해 자금을 모집하고 있다. 은행 계좌를 통한 모든 가상통화 거래가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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