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성본부가 발표한 2017년 국가고객만족도(NCSI)는 평균 75.6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중 롯데호텔(85점·왼쪽 사진)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한국야쿠르트는 우유발효유 부문 20년 연속 1위를 이어갔다.
한국생산성본부는 최근 2017년 국가고객만족도(NCSI·National Customer Satisfaction Index)가 평균 75.6점으로 전년(74.7점)보다 0.9점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1998년 NCSI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점수다.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고객중심경영에 노력한 결과로 풀이된다.
○ 롯데호텔 85점…호텔이 1∼3위 싹쓸이
이번 조사에서도 호텔의 고객만족도가 높았다. 전체 321개 조사대상 기업·기관 중 롯데호텔이 85점으로 최고 점수를 받았으며 호텔신라(84점), 그랜드하얏트서울(84점)이 2, 3위를 차지했다. 이어 조선호텔, 인터컨티넨탈호텔, JW메리어트호텔서울, 더플라자가 83점으로 6∼9위를 기록해 상위 ‘톱10’에 호텔 7개가 이름을 올렸다. 업종별 순위에서도 호텔이 84점으로 1위를 기록했다. 호텔을 제외하고는 대구도시철도공사가 84점(4위)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삼성물산(84점·5위)과 롯데면세점(82점·10위)도 톱10에 들었다.
호텔의 경우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급감 등 악재 속에서도 리모델링 등 시설투자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 높게 평가됐다. 1위에 오른 롯데호텔은 ‘LVOC(Lotte Hotel Voice of the Customer)’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의 칭찬·불만·제안을 듣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등 서비스 품질 개선 노력이 돋보였다.
○ 면세점 2위…병원 업종도 선전
업종별 2위는 면세점(82점)이 차지했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각각 10위와 13위를 기록했다. 면세점 역시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타격을 줄이고자 다양한 프로모션 등을 마련한 것이 좋은 점수를 얻었다. 대형승용차, 냉장고, 병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번에 ‘환자경험평가’가 새롭게 시행된 병원 업계의 선전도 주목할 만하다. 환자경험평가는 상급종합병원 등 500병상 이상 의료기관 95곳을 대상으로 해당 병원에 입원한 경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만족도 평가다.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대학교병원이 15∼17위를 차지했고, 서울아산병원 25위, 삼성서울병원이 28위를 기록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주요 경영진이 진료 전 준비현황을 점검하고 진료·검사프로세스와 시설환경에 대해 확인하는 ‘모닝 현장라운딩’ 등을 실시하고 있다.
○ 삼성물산, 한국야쿠르트, SK텔레콤 20년째 독주
20년간 1위 자리를 지킨 기업들도 눈에 띈다. 아파트 부문의 삼성물산은 래미안 브랜드로 고객의 변함없는 선택을 받았다. 우유발효유 부문의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출시한 ‘얼려먹는 야쿠르트’로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동전화서비스 부문의 SK텔레콤은 연령별 맞춤형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KT는 19년, 삼성화재는 17년, 롯데백화점과 삼성전자는 15년, 삼성생명은 14년 연속 해당 부문에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 건설업, 가장 높은 NCSI 향상률 기록
부문별로는 전년과 비교 가능한 15개 중 13개 부문의 고객만족도가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전년과 비교 가능한 72개 업종 중 44개의 고객만족도가 올라, 전년도 39개에 비해 다소 늘었다. 가장 높은 NCSI 향상률을 기록한 경제 부문은 건설업으로 전년 대비 3.0%(2.2점) 상승했다. 부동산 및 임대업과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이 1.9%(1.4점), 숙박 및 음식점업이 1.7%(1.3점) 오르며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운수 및 창고업 1.5%(1.1점) △금융 및 보험업과 전기, 가스, 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 수도, 하수 및 폐기물 처리, 원료 재생업 모두 1.3%(1.0점) △도매 및 소매업 1.2%(0.9점) △내구재 제조업 0.8%(0.6점) △정보통신업과 비내구재 제조업 0.7%(0.5점) △교육 서비스업 0.6%(0.4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NCSI 점수가 전년보다 하락한 업종은 국내 항공, TV홈쇼핑, 맥주, 소형 자동차, 국제 항공, 우유 발효유 등 6개 업종이다.
한편 1위 기업 순위가 뒤바뀐 업종이 12개, 공동 1위 업종이 7개로 나타나 지난 한 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기업 간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보여준다. 선두기업의 고객만족 노력으로 상위권 기업들의 NCSI는 상향 평준화되고 있지만 중하위권 기업들의 고객만족 노력이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상위권과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하위 기업들에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고객중심 경영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8만6494표본 조사… “세계 30개국이 활용하는 신뢰성 갖춘 지수” ▼
국가고객만족도(NCSI)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 및 서비스를 소비자가 직접 평가한 만족 수준을 측정해 계량화한 지표로 기업을 넘어 국가 전체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조사·발표되고 있다.
1998년 39개 업종, 176개 기업, 4만795표본 조사를 시작으로 2002년부터는 NCSI 1위 기업에 대한 인증식을 개최했고 2008년에는 1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 콘퍼런스를 진행했다. 2017년에는 총 74개 업종, 321개 기업, 8만6494표본을 조사했다.
NCSI는 미국과 유럽 20개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30개국 이상이 동일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는 신뢰성을 갖춘 세계적 지수다. 이로써 국가 간 경쟁력 비교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에 글로벌 경쟁력 제고의 기회를 제공한다.
NCSI에는 고객기대수준, 고객인지품질, 고객인지가치 등 3개 항목이 있다. 고객기대수준은 고객이 제품 또는 서비스에 대해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이다. 고객인지품질은 고객의 품질에 대한 만족도이며, 고객인지가치는 지불한 가격 대비 제품 또는 서비스의 품질에 대한 평가다. 이들의 수준을 높이고자 노력한 결과가 고스란히 고객만족도에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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