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작년 영업이익 53조원 ‘역대최고’… 반도체만 35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0일 03시 00분


매출액 18.7%-영업익 83% 급증
모바일-디스플레이-가전 고루 선전… 반도체 호황 올해도 높은 실적 기대

반도체 슈퍼사이클(초장기 호황) 바람을 탄 삼성전자가 역대 최고 실적을 또 한 번 갈아 치웠다. 9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39조6000억 원, 영업이익 53조6000억 원을 기록(잠정실적)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8.7%, 영업이익은 83.3% 증가한 수치다.

반도체 사업이 효자 노릇을 했다. 반도체 업계 및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사업으로만 35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기가 많아지면서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시장 상황과 삼성전자의 앞선 반도체 경쟁력이 합쳐져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는 의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D램, 낸드플래시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공급이 늘어나도 수요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D램, 낸드플래시 글로벌 시장 1위다.

반도체 시장 최대 경쟁사 인텔이 컴퓨터 반도체 칩 보안 결함 파문에 휩싸인 것도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는 25년간 반도체 시장 왕좌를 지켜왔던 인텔을 처음으로 제치며 1위에 올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17년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52.6% 성장한 612억 달러(약 65조 원·점유율 14.6%)였다. 인텔은 같은 기간 6.7% 증가하는 데 그쳐 577억 달러(13.8%)로 2위로 밀려났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PC 시장에 주력하는 인텔과 달리 삼성전자는 모바일로 넘어가는 시장 흐름 변화를 빠르게 포착한 것이 승부처였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생활가전 등 반도체 외 사업도 호실적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뒷받침했다.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사업은 애플 아이폰X에 쓰인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납품 효과를 보면서 사상 최대 수준인 영업이익 1조5000억 원 이상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은 2조5000억 원, 가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은 5000억 원 정도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모바일, 디스플레이, 가전 등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 효과로 견고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는 올해도 높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올해 하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또 삼성전자가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플렉시블 OLED 패널 판매도 확대되는 추세다. 세트 사업의 경우 플래그십 스마트폰, 고부가 중심 프리미엄 TV 라인업 재편 등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관련 신성장 동력 역량 강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삼성전자#영업이익#반도체#매출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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