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91건중 31건… 단일국가 최다
작년 조사개시 27건중 8건이 美… 세탁기-태양전지 규제여부 촉각
지난해 한국산 제품에 가장 많은 수입규제 조치를 내린 국가는 미국이었다. 다른 국가들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규제를 줄여가고 있지만 미국만큼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9일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전 세계가 한국을 대상으로 새로이 조사에 착수한 수입규제 현황을 분석해 발표했다. 2017년 한 해 조사 개시된 수입규제는 총 27건으로 2016년(44건)보다 17건 줄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8건(30%)으로 가장 많았고 터키(4건), 중국(3건), 아르헨티나와 호주(각각 2건) 순이었다. 말레이시아, 베트남, 브라질, 인도,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캐나다는 1건씩 있었다.
규제 형태는 반덤핑이 21건으로 가장 많았고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가 6건이었다. 세이프가드는 미국이 2건(태양전지, 세탁기), 터키가 2건(타이어, 칫솔), 베트남(비료)과 사우디아라비아(시멘트용 가공첨가제)가 1건씩이었다.
문제는 미국이었다. 미국은 한국에 대한 수입규제조치(조사개시 포함)를 2016년 5건에서 지난해 8건으로 늘렸다. 그 이전의 수입규제조치까지 다 합하면 한국산 제품에 대한 전 세계 수입규제조치 총 191건(지난해 말 기준) 중 31건이 미국이다. 단일국가 중 가장 많다.
협회에 따르면 한국에 대한 미국의 수입규제조치는 스테인리스스틸, 섬유, 철강후판, 송유관, 고무 등 다양한 제품에 걸쳐 발동 중이다. 총 31개 품목이 규제가 발동 중이거나 조사 중인 가운데 스탠더드 강판과 스테인리스 용접강관은 무려 1991년부터 반덤핑 규제가 풀리지 않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정만 남겨둔 한국산 세탁기, 태양전지에 대한 세이프가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태양전지는 12일, 세탁기는 내달 1일 세이프가드 발동 여부가 최종 결론난다. 미국에 매년 수십만 대의 세탁기를 수출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는 불안한 마음으로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양사가 세이프가드 적용을 받는 수출물량은 약 108만 대(삼성전자 72만 대, LG전자 36만 대) 정도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관세와 물량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세이프가드가 현실화되면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고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러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다른 국가나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미국이 연이어 한국산 제품에 불이익을 가할수록 다른 국가들에도 한국산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안근배 한국무역협회 무역정책지원본부장은 “미국은 세이프가드를 포함해 지난해 새로 조사를 개시한 수입규제 결과를 올초부터 연이어 발표할 예정이다”고 했다. 안 본부장은 “이러한 미국의 수입규제 포화가 유럽연합(EU) 등 다른 나라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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