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업체 1324개 참가 ‘셋 중 하나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1일 03시 00분


[美 국제가전전시회 2018]기조연설 나선 화웨이 CEO… 1시간 내내 ‘자사 업적’ 자랑
QLED TV등 전시장도 ‘화려’… 일각 “주도권, 日→韓→中으로”

“화웨이는 세계 스마트폰 ‘톱3’입니다. 우리의 시장점유율은 지금도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니션호텔에서 열린 ‘CES 2018’ 기조연설에서 리처드 위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자신만만했다. 이동통신사 AT&T를 통한 미국 시장 진출 계획이 미국 의회의 반대로 막판에 무산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에도 그는 1시간 내내 자신감을 잃지 않는 모습이었다.

위 CEO는 “‘메이트10’은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칩을 탑재한 스마트폰”이라고 소개하며 “애플 ‘아이폰X’,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8’와 비교해 속도와 성능 모두 메이트10이 더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포르셰와 협업해 디자인한 메이트10을 미국 시장에서도 판매하겠다는 그의 발표에 홀 가득 들어찬 관중은 휘파람과 박수를 보냈다. 이날 오후 2시 시작된 기조연설에 입장하기 위한 줄은 한 시간 전부터 길게 늘어설 정도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올해 CES는 전체 4000여 개 참가 업체 중 1324개가 중국 업체로, 사실상 ‘중국판’이었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10여 년 전 CES를 주름잡던 일본 전자업체들이 2010년 이후 한국 업체들에 주도권을 뺏겼던 것처럼 이제는 대세의 흐름이 중국으로 넘어갔다”며 “중국 업체들이 CES에 투자하는 비용 규모가 매년 늘면서 주최 측에서도 중국 업체들을 많이 배려하는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 기업인들의 기조연설이 한 건도 없었던 것과 달리 중국은 화웨이에 이어 10일 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의 루치 부회장이 기조연설자로 바통을 이어받는다.

전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은 예년보다 화려해진 모습을 과시했다. TV 업체인 TCL은 ‘QLED TV’를 대표작으로 전시했다. QLED TV는 퀀텀닷(빛을 받으면 각각 다른 색을 내는 양자(量子·퀀텀)를 나노미터 단위로 주입한 반도체 결정)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TV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내놓은 지 만 1년도 안 돼 기술 추격에 나선 것이다. TCL은 구글의 AI 플랫폼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AI TV도 전시했다.

라스베이거스=김재희 jetti@donga.com·김지현 기자
#중국#화웨이#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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