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분양가 1년새 4.1% 올랐는데… 집값은 19% 뛰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6일 03시 00분


12월 m²당 평균 670만6000원… 분양보증심사 기준 강화 영향
일각 “로또청약 논란 부추겨”

지난해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 상승률이 실제 집값 상승률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분양가 상승 폭을 사실상 제한한 결과로 풀이된다.

15일 HUG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된 전국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m²당)는 311만7000원으로 조사됐다.

2016년 12월(290만1000원)과 비교했을 때 7.5% 오른 금액이다. HUG의 분양가 통계는 기준 시점으로부터 최근 1년간 분양된 아파트의 분양가를 평균 낸 수치다.

이 중 서울의 평균 분양가는 2016년 12월 말 644만3000원에서 지난해 말 670만6000원으로 4.1% 오르는 데 그쳤다. 상승률은 전국 평균의 절반 수준이다. 강남을 중심으로 국지적 과열 현상을 보이는 주택시장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19%다.

이는 HUG가 서울 분양 단지를 대상으로 분양보증 심사기준을 까다롭게 적용했기 때문이다. HUG는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잡겠다는 정부 정책에 맞춰 지난해 3월 ‘고분양가 사업장 분양보증 처리 기준’을 도입했다. 해당 단지의 평균 분양가가 인근 시세의 110%를 넘거나 최근 1년 이내 최고 분양가보다 비쌀 경우 분양보증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2016년까지만 해도 HUG 심사는 의례적 절차에 불과했는데 지난해부터는 HUG 눈치를 보지 않으면 분양 승인을 받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보증심사기관인 HUG가 지방자치단체가 갖고 있는 분양권 심사 권한을 대신 가진 상황”이라며 “서울 아파트 신규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가운데 분양가 제한이 계속되면 분양받은 아파트의 가격이 급등할 수밖에 없어 ‘로또 청약’ 같은 논란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분양가#서울#집값#부동산#로또청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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