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선임 절차 제동에도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로 김정태 현 회장(66)과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62), 최범수 전 한국크레딧뷰로 대표(62)가 선정됐다.
하나금융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가던 금융감독원은 차기 회장이 내정될 때까지 검사를 확대하지 않겠다며 한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16일 차기 회장 후보군을 이 3명으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서울은행 출신인 김 회장은 하나대투증권 사장, 하나은행장을 거쳐 2012년 회장에 올랐으며 2015년 연임에 성공했다. 김 이사장은 외환은행 출신으로 하나은행과 통합되기 전 마지막 외환은행장을 지냈다. 최 전 대표는 국민은행 부행장,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신한아이타스 대표 등을 지냈다.
윤종남 회추위원장은 “당국의 권고에 따라 연기를 검토했으나 이미 개인별로 면접 일정 통보가 완료돼 예정대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국과의 마찰 등을 의식해 당초 후보군 16명 가운데 7명만 인터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추위는 22일로 예정된 최종 단독 후보자 선정도 계획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단독 후보가 결정될 때까지 현재 검사 중인 특혜 대출, 채용비리 의혹 등과 관련해 추가 검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인사에 개입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검사를 중단하는 것과 같아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관치금융’ 논란을 의식해 한발 물러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청와대까지 “민간기업 인사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라고 밝히자 당국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감원은 향후 최고경영자(CEO) 리스크 등이 불거지면 회추위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단독 후보 선정 이후에도 하나금융과 당국 간의 갈등이 계속돼 내정자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09년 강정원 당시 국민은행장은 KB금융지주 회장에 내정된 뒤 당국의 고강도 검사가 계속되자 자진 사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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