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세대 진학, 학생수 급감
전문대 43곳-4년제 73곳 위태… 대학에 기댄 지역경제도 흔들
“대학이 문 닫으면 우리 지역은 죽습니다.”
폐교를 앞둔 서남대와 한중대가 위치한 전북 남원시와 강원 동해시에서 만난 주민들은 한결같은 목소리였다. 폐교가 아직 1개월가량 남았지만 지난해 겨울방학부터 학생 대다수가 떠난 뒤라 지역 주민들은 이미 ‘폐교 이후’를 살고 있었다. 지역경제에 직격타를 맞은 것이다.
약 4년 뒤면 전국 곳곳에서 이런 폐교 후유증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대는 2022년, 4년제 대학은 2024년부터 학생 수가 모자라 본격적인 ‘폐교 도미노’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 시기는 ‘저출산 세대’의 시작으로 분류되는 2002년생 이후 출생아들로 대학의 전 학년이 채워지는 때다. 2002년에는 처음으로 한 해 출생아 수(49만 명)가 50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24일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인구학) 연구에 따르면 대학의 모든 학년이 저출산 세대로 채워지면(전문대는 2022년, 4년제 대학은 2024년) 대학들은 존폐위기로 몰릴 전망이다. 지난해 말 현재 전문대와 4년제 대학 수는 각각 138개, 189개. 대학정원과 진학자 수를 바탕으로 추정한 결과 2022년 전문대는 43개, 2024년 4년제 대학은 73개가 필요 없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학들은 재정의 70% 이상을 학생 등록금으로 충당하는 만큼 입학정원이 줄어들면 대부분의 대학은 심각한 생존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대학 정리를 시작했다. 지난해에만 서남대, 한중대, 대구외대 등 3개 대학에 교비 횡령, 임금 체불 등 정상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폐교 결정을 내렸다. 올 들어서는 국내 전문대 가운데 처음으로 대구미래대가 학생이 없다며 스스로 문을 닫았다.
전윤구 경기대 법학과 교수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줄 폐교’를 예상한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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