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구슬 씨(24·여)는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인 기업인 ‘플렉스피트’라는 모자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한다. 이 회사는 미국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정부가 지원하는 ‘글로벌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통해 뉴욕의 한 패션회사에서 8주간 인턴과정을 거친 옥 씨는 조병태 플렉스피트 회장이 직접 주관한 면접을 거쳐 당당히 선발됐다. 옥 씨는 “어릴 적부터 의류 브랜드를 론칭하는 게 꿈이었다”며 “해외 패션회사에서 경력을 착실히 쌓은 뒤 해외취업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승기 씨(29)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왕립부 산하 국립병원에서 일하는 ‘남자 간호사’다. 그는 과거 국내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일하며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간호사 1명당 3, 4명을 돌봐야 하는 등 일이 고됐다. 그러던 중 ‘K-MOVE 스쿨’(한국산업인력공단의 해외취업 지원 프로그램)에서 중동 간호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신청했다. 김 씨는 “안정된 직장을 그만둔 데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이 모든 과정이 내게 영양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으로 해외에 취업한 청년이 연간 5000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24일 “2017년 통계를 집계 중인데, 5000명 초과가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2014년 1679명에 불과했던 청년 해외 취업자가 3년 만에 세 배로 증가한 셈이다.
고용부가 최근 정부 지원을 받아 해외 취업에 성공한 청년 13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3.8%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만족하는 이유는 △합리적인 근무환경(63.8%) △외국어 능력 향상(58.2%) △경력 개발(53.2%·복수 응답) 순이었다. 해외에서 일하다가 귀국한 청년 중 88.5%는 ‘다시 기회가 생기면 해외로 재취업하고 싶다’고 답했다.
고용부는 옥 씨(대상)와 김 씨(최우수상)처럼 해외취업에 성공한 청년들의 경험담을 담은 수기집을 최근 발간했다. 수기집에는 고용부의 해외취업 수기 공모전에 당선된 18명의 글이 담겨 있다. 해외취업 종합 사이트인 ‘월드잡플러스’(www.worldjob.or.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고용부는 K-MOVE 스쿨을 통해 해외취업에 성공한 청년 1인당 최대 800만 원의 정착금을 지원하고 있다. 김덕호 고용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청년 10명 중 9명 정도는 해외취업에 관심이 있지만 방법을 알지 못하고 있다”며 “해외취업 정보를 적극 제공하고 수기집을 많이 발간해 정부가 길잡이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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