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밥 주는 남자’들이 늘어서일까. 반려동물 용품을 단순히 팔던 유통업체들이 반려동물의 생애주기와 특성에 따라 컨설팅을 해주는 전문매장을 속속 내놓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6일 강남점에 전용 면적 90㎡ 규모로 반려동물 전문 컨설팅 매장 ‘집사(ZIPSA)’의 문을 연다고 25일 밝혔다. 백화점 업계에서 처음 시도하는 반려동물을 위한 매장이다.
‘집사’는 집사(執事)가 집안의 대소사를 살뜰히 살피듯 컨설턴트들이 반려동물의 생애주기와 특성에 따라 문제점을 분석하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해 고객의 문제를 함께 해결한다는 뜻에서 지은 이름이다. 지난해 8월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 직속의 ‘펫(Pet) 비즈 프로젝트팀’이 신설된 후 내놓은 첫 번째 결과물이기도 하다.
기존의 반려동물 용품 매장과 다른 점은 전문가가 상주한다는 점이다. 집사에는 전문 교육을 받은 ‘펫 컨설턴트’ 네 명이 상주하면서 반려동물의 종류와 생애주기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준다. 예를 들면 피부 알러지가 있는 동물에게는 영양제와 순한 샴푸를 알려주는 식이다. 윤병국 청담우리동물병원 원장이 주 1회 매장을 방문해 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기초 의료 및 영양 관련 상담도 해준다.
집사는 반려동물 때문에 백화점에 오지 못했던 소비자들을 염두에 두고 반려동물 산책 대행 서비스도 선보인다. 통상 백화점은 반려동물과 함께 가기 어려운 공간이라 반려동물을 동반한 고객들이 쇼핑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입한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반려동물 산책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우프’와 연계했다. 고객이 백화점에서 쇼핑이나 식사를 즐기는 동안 고객과 함께 온 반려동물은 우프의 직원들과 산책을 한다.
중소 파트너사와의 협업도 눈에 띈다. 프리미엄 사료 전문 중소기업 ‘갤럭시펫’과 수제 간식을 제조하는 ‘키친앤도그’와 협업해 반려동물을 위한 고급 먹을거리를 선보인다. 사료 100여 종, 간식 500여 종, 관련 용품·서적 100여 종 등 총 700여 종을 판매한다. 주인과 반려동물이 오븐에서 갓 구워진 베이커리와 쿠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라이브 키친’도 매장 한쪽에 마련했다. 롯데백화점은 반려동물 관련 소비가 많은 지역인 강남점에 첫 매장을 선보인 후 향후 잠실 등으로 점포를 확장할 계획이다.
CJ몰도 26일 반려동물 전문몰인 ‘올펫클럽’을 연다. 올펫클럽은 반려동물 사료, 건강식품 뿐 아니라 반려동물 사진 촬영권, 반려견과 함께 투숙할 수 있는 호텔 숙박권도 판다. 주인이 입던 옷을 수작업을 거쳐 반려동물 옷으로 바꿔주는 이색 서비스도 선보인다. CJ몰 측은 향후엔 반려동물 보험, 장례 상품 등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세는 이미 유통업계에서 입증됐다. 이마트가 2010년 시작한 반려동물 종합 전문매장 ‘몰리스펫샵’은 현재 점포가 35곳으로 늘었다. 지난해 몰리스펫샵의 푸드 매출은 전년 대비 4.4%, 의류 및 용품 매출은 11.9%가 늘었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6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국내 가구 비율은 28.1%에 이른다. 김민아 롯데백화점 펫 비즈 프로젝트 팀장은 “집사는 그동안 반려동물과 백화점을 방문할 수 없었던 고객을 위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장”이라며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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