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괴물’ 유니록 경계령…작년 한국기업 상대 14건 소송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30일 03시 00분


美시장 매출 늘자 보상금 노려
LG전자 8건-삼성 4건 등 스마트폰 관련 소송 많아

특허관리전문회사(NPE)들이 삼성, LG 등 한국 정보기술(IT) 기업에 제기하는 특허소송을 늘리면서 국내 주요 대기업을 먹잇감으로 노리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NPE들의 소송이 다른 대기업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29일 국내 전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NPE ‘유니록’은 지난해 국내 기업을 상대로 14건의 특허소송을 걸었다. LG전자 8건, 삼성전자 4건, 넥슨 2건이다. LG전자에 걸었던 소송 한 건을 취하해 현재 총 13건이 걸려 있다. 유니록이 2016년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과 카카오 등에 4건의 특허소송을 제기한 것에 비하면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유니록에 가장 많은 특허소송을 당한 기업은 LG전자다. LG전자는 스마트폰 관련 특허로 8건을 당했고, 그 중 한 건을 유니록이 취하해 현재 소송 7건이 진행 중이다. 스마트폰으로 가전 및 TV를 제어하는 특허 3건, LG헬스 구동 알고리즘 및 타 기기와의 연동 관련 특허 2건,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간 제어 기술 1건, 온도변화에 따른 배터리 제어기술 1건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관련 특허 4건으로 제소됐다.

2016년 삼성과 LG가 유니록으로부터 제소된 횟수는 단 한 건에 불과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유니록이 지난해 많은 건수의 특허소송을 국내 대기업에 걸었다. LG전자의 경우 8건의 소송을 당했는데 한 NPE에서 8건이나 한꺼번에 제소한 것 역시 이례적이다”라고 했다.

국내 IT 대기업을 상대로 한 NPE의 특허소송은 2014년 이후 감소 추세였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늘고 있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이 NPE로부터 제소된 건수는 2016년 74건에서 지난해(11월까지) 92건으로 약 24% 늘었다.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제소 건수가 2016년 대비 지난해 2건 늘어난 데 비하면 큰 폭이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 IT 대기업의 매출이 확대되면서 거액의 보상금을 받기 위해 NPE들이 집중적으로 특허소송을 제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아지자 NPE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 스마트폰이 지난해 1분기(1∼3월) 처음으로 북미시장 점유율 20%를 넘으면서 NPE들이 삼성과 애플 중심에서 LG전자로까지 소송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식재산(IP)서비스 기업 윕스의 유경동 전문위원은 “북미시장에서 국내 IT 기업들의 매출 규모가 커지면서 특허소송을 집중적으로 걸고 있다”고 말했다.

NPE들의 제소가 여러 기업으로 확산되는 것도 위협요소다. 기존에는 삼성에 집중됐던 NPE들의 공격이 LG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으로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유 전문위원은 “기존에는 NPE와의 특허 분쟁 중 50% 이상이 삼성이었지만, 삼성이 애플과의 소송전 경험을 통해 초기 대응을 강화하면서 다른 기업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유니록#특허관리전문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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