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상비약 왜 슈퍼서 못팔고 의사 간호사 수 늘리지 못할까”
개혁 걸림돌로 기득권세력 지목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혁신 경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중국 대학은 졸업생 절반이 창업에 뛰어드는데 한국 대학생은 절반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고 지적했다. 29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앞 테이블 왼쪽에서 세 번째)과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앞 테이블 오른쪽) 등 기업인들이 김 부총리의 강연을 듣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 사회의 기득권 세력이 규제개혁을 가로막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부가 혁신 성장을 내걸고 규제개혁을 밀어붙이고 있는 가운데 이익집단 등의 이해관계를 푸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부총리는 29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가 ‘혁신, 경제를 바꾸는 힘’을 주제로 기업인 300여 명을 초청해 개최한 조찬간담회에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규제개혁 토론회에서 ‘규제개혁이 왜 이리 안 되느냐’고 물은 점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담당 공무원의 소극적인 태도도 원인이 되겠지만 ‘기득권 세력’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게 김 부총리의 진단이다. 기득권 세력의 영향을 설명하면서 바로 청중에게 질문을 던졌다.
“왜 비상상비약을 슈퍼에서 못 팔까요, 왜 의사 간호사 수를 못 늘릴까요, 교통수단을 편히 이용할 수 있는 카풀 앱(애플리케이션)은 왜 출퇴근 시간이 아니면 못 쓸까요.”
해당 규제개혁에 반대하는 약사, 의료인, 택시기사들의 태도를 지적한 것이다. 가령 카풀 앱이 확산되면 택시 이용자가 줄고, 이는 택시기사들의 수입 감소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택시기사 단체들이 카풀 앱의 원활한 이용을 막는다는 설명이다. 김 부총리는 “변화에 저항하는 기득권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김 부총리는 “어느 일방의 손을 들어주는 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규제혁파로 손해를 볼 잠재적 피해자들에 대한 합리적 보상방안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가 수익 일부를 택시기사들과 나누는 사례도 함께 언급하며 규제 개혁과 함께 추가 보완책이 마련돼야 함을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또 “기업의 노력이 혁신성장에 필수적”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경제와 사회 모든 분야의 혁신으로 생산성과 효율성을 증진시켜야 한다”며 “기업인 여러분들이 주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부총리는 내달 1, 2일 이틀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기획재정부에 해당하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관계자들을 만나 한중 경제장관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대한 후속 조치 성격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8개 부처도 함께 참석한다.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도 동행해 중국 발개위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 삼성전자와 발개위는 투자, 고용, 기술개발과 관련된 포괄적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한편 이날 참석한 윤 부회장은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추진에 대해 “주 52시간 근무제도는 회사에서 여러 가지로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한국산 세탁기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에 따르는 예상 피해 규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결과 예상 등의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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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30 11:35:40
기득권세력의 핵은 정치권이다. 약사고 택시운전사고 들고 일어나면 여야 할것없이 정치권이 제동을 건다. 그러니 안되는 거다.
2018-02-13 14:04:21
간호사가 언제부터 기득권세력으로 분류되었나? 참나... 간호사 면허있는 사람 절반이 놀고 있다. 병원급 의료기관 태반이 블랙기업인데 너 같으면 일할 수 있겠냐? 현장은 모르고 입만 나불나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