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땅값이 10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새 정부 초기에 개발 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다 주택시장도 활황세를 이어가면서 토지 가격이 뛰었다.
30일 국토교통부는 지난 한 해 동안 전국 땅값이 3.88% 올라 2007년(3.8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부동산 활황기였던 2016년(2.70%)보다도 1.18%포인트 높은 수치다. 전국 토지 거래량 역시 지난해 331만4801필지로 1년 전(299만5159필지)보다 10.7% 늘었다.
광역시와 도(道) 중에선 세종(7.02%)의 오름폭이 가장 컸다. 세종에 국회 분원을 설치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등 정부부처를 서울에서 세종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발표되는 등 각종 호재가 나오면서 땅값이 많이 뛰었다. 향후 고속철도(KTX) 세종역 신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 곳 땅을 사들인 투자자도 많았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세종에 이어 부산(6.51%), 제주(5.46%), 대구(4.58%)의 땅값이 많이 올랐다. 부산은 해운대구 우동(10.84%) 중동(10.59%) 좌동(8.80%) 등 지난해 주택경기가 활황이었던 지역을 중심으로 오름폭이 컸다. 해운대구 전체로는 9.05% 올라 구별 기준으로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제주와 대구는 각각 제주 신공항 건설과 대구국제공항 이전 등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도권에서는 서울(4.43%)의 상승폭이 전국 평균을 웃돈 반면 경기(3.45%) 인천(3.10%)은 비교적 낮았다. 동탄2신도시(화성시), 미사강변도시(하남시) 등 경기권 내 주요 신도시 조성이 대부분 끝나 다른 곳보다 지가 상승 요인이 적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주택시장의 활황세가 토지시장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건축 아파트 등의 대지 지분 가격이 오른 점도 이번 통계에 반영됐다. 지난해 주거용 토지가격의 상승률은 4.22%로 상업용(3.88%) 밭(3.63%) 논(3.49%) 등을 앞질렀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새 정부 들어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개발계획들이 구체화 되면서 지방 토지시장에 호재가 생겼다”며 “최근에는 8·2부동산 대책 등 아파트 시장에 적용된 규제를 피하기 위해 토지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신혼희망타운(신혼부부 등을 위한 공공분양 주택)’ 등이 공급될 신규 택지지구 40곳의 입지가 올 연말까지 확정되고 일부 지역에서는 토지보상금도 풀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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