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2000개 더 키워 일자리 13만개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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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2022년까지 육성
R&D 기술사업화 금융지원 등… 중소→중견 성장 막는 규제 개선
해외시장 개척 맞춤형 컨설팅 제공
전문가 “피터 팬 증후군 해결해야”

고용창출 효과가 큰 중견기업을 향후 5년 동안 2000개가량 늘려 신규 일자리 13만 개를 창출하는 방안이 정부 주도로 추진된다. 기업의 성장을 방해하는 규제를 개선하고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해 성장과 고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 지원 감소를 우려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꺼리는 ‘피터 팬 증후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과거 정부의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충북 청주시 오창산업단지 내 중견기업 네패스 공장에서 ‘중견기업 정책혁신 워크숍’을 개최하고 해당 내용의 ‘중견기업 비전 2280’의 세부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행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15년 기준으로 3558개였던 중견기업을 2022년까지 55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중견기업은 중소기업이 아니면서 대기업 계열사도 아닌 기업을 말한다. 매출 400억∼1500억 원, 자산총액 5000억∼10조 원 등의 조건을 갖추면 ‘중견기업법’에 따라 지정된다.

정부는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서 편입되는 일자리와 신규 일자리를 합하면 2022년에는 151만 명이 중견기업에서 일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프랑스(24%), 일본(14%)보다 현저히 낮은 한국의 중견기업 고용 비중(5.5%)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견기업 성장을 위해 각종 규제와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현재는 중소벤처기업으로 돼 있는 연구개발(R&D) 기술사업화 금융지원 대상을 중견기업으로 확대하고 청년 미취업자를 고용하면 지원하는 등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해외 진출이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중소기업 500개를 선정해 ‘수출 도약형 중견기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방안도 나왔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KDB산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2022년까지 21조5000억 원을 정책금융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2022년까지 매년 10개씩 총 50개의 지역 대표 중견기업도 선정해 연구개발 예산과 수출·마케팅을 지원하는 방안도 나왔다.

R&D에도 자금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향후 5년간 로봇과 자동차, 바이오, 전자 등에 총 2조 원의 R&D 예산을 투입한다. 2011년부터 시작된 월드클래스300 사업(300개 중소기업을 세계적인 중견기업으로 육성하는 사업)은 2단계로 접어들어 올해 30개 회사를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다. 또 전기·자율차와 에너지신산업, 바이오 등 미래 신산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목표보다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월드클래스300 사업이 신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자 선정이 무산되고 지난달에야 선정 공고가 난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정화 한양대 경영대 교수(전 중소기업청장)는 “중소·중견기업에 가장 필요한 것은 지속적인 R&D 예산 지원과 해외시장 개척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중견기업#일자리#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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