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술의 한류’에 취하다… ‘한국 술의 맏형’ 소주, 한류 주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6일 03시 00분


국내 주류업체들이 동남아시아 등에서 선전하며 ‘술의 한류’를 주도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캄보디아에 문을 연 퓨전주점 진로포차(왼쪽 사진)와 캄보디아의 한 마트에서 고객이 롯데주류 ‘클라우드’를 사는 모습. 각 업체 제공
국내 주류업체들이 동남아시아 등에서 선전하며 ‘술의 한류’를 주도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캄보디아에 문을 연 퓨전주점 진로포차(왼쪽 사진)와 캄보디아의 한 마트에서 고객이 롯데주류 ‘클라우드’를 사는 모습. 각 업체 제공
주류시장에도 ‘한류(韓流)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주류 소비 감소로 해외로 눈을 돌린 국내 업체들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는 것. 특히 중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 술이 인기를 얻으며 이른바 ‘술의 한류’를 이끌고 있다.

한국 술의 맏형답게 소주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동남아시아 소주 판매는 2015년 490만 달러에서 2016년 600만 달러로 급증했다. 최근 동남아 지역에 소주 열풍이 불면서 지난해는 소주 매출이 800만 달러를 기록해 2015년 대비 180%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민 소비가 대부분이었던 캄보디아에선 현지인의 소주 소비량이 교민의 6배를 넘어섰고 베트남도 매년 시장이 50% 이상 성장하고 있다. 동남아 현지에서 소주 한 병이 평균 6, 7달러에 판매되는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장이다.

소주시장이 커지면서 하이트진로는 2016년 베트남 법인 설립에 이어 지난달 현지에 지사를 추가로 세웠다. 하이트진로 해외법인이 지사를 따로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법인이 없는 필리핀에는 사무소를 설치했다. 또 베트남과 캄보디아에 하이트진로 제품을 판매하는 퓨전주점 ‘진로포차’를 안테나숍 형태로 오픈했다. 하이트진로는 앞으로 현지 매장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일반 소주보다 도수가 낮고 맛이 달콤한 소주 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2015년 수출을 시작한 롯데주류의 ‘순하리’는 2년 만에 수출 실적이 4배 이상 증가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는 수출 전용 ‘순하리 딸기’를 내놓고 태국과 베트남 호주 뉴질랜드 등 12개국에 수출을 시작했다. 아직 판매 전이지만 이미 10만 병가량의 판매처가 확보된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는 증류식 소주인 ‘대장부’를 대만 미국 캐나다 등에 수출하고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신세계가 출시한 소주 ‘푸른밤’도 지난해부터 몽골시장 공략에 나섰다. 수출된 2만4000병은 이마트 몽골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소주 열풍은 한류문화 인기와 최근 동남아 지역의 경제 성장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제활동이 가능한 20, 30대 인구가 많아 소비 시장이 확대되는 것도 국내 주류 수출에 긍정적 요인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동남아 국가 대부분에 위스키와 맥주 중간 도수의 술이 없는 것도 한국 소주에 대한 관심을 키운 것 같다”고 말했다.

맥주도 국산 술의 한류 열풍을 돕고 있다. 1999년 몽골에 ‘카스’를 수출하기 시작한 OB맥주는 현재 몽골에서 맥주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대만 등 다른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주류는 2014년부터 ‘클라우드’ 수출을 시작으로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등에 이어 최근에는 캄보디아까지 진출했다. 6번째 동남아 진출이다. 최근 출시한 ‘피츠’는 지난해 동남아를 포함해 호주까지 수출 영역을 확대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동남아 지역 한류 열풍 덕분이기도 하지만 한국 맥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시장을 계속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류 소비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수입 주류 등의 영향으로 경쟁도 치열해졌다”면서 “앞으로 동남아 지역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해외시장을 계속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한류#동남아#소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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