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 양도세 대상 확대 ‘없던 일로’

증시 악재 우려에 차후 재검토 방침

주식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외국인 대주주의 범위를 확대하는 세법 개정안을 정부가 철회했다. 외국인 투자가 움츠러들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자 한발 물러선 것이다. 이 방안은 올해 하반기에 마련될 2019년도 세법 개정안에서 다시 검토된다.

기획재정부는 상장기업에 투자한 외국인 대주주의 과세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올해 세법 개정시에 다시 검토한다고 6일 밝혔다.

지난달 7일 기재부는 외국인투자가가 주식 매각 시점에서부터 과거 5년간 한 번이라도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적이 있으면 매도 금액의 11%나 양도차익의 22% 중 낮은 금액을 세금으로 내는 내용의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지금은 지분 25% 이상을 보유한 외국인이 차익을 올렸을 때만 양도세를 부과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올 4월부터 내국인 대주주에 대한 양도세 부과 범위가 확대되는 점을 감안해 외국인 가운데 과세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개정안이 입법 예고되자 외국계 증권사 등이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달 15일에는 금융투자협회가 이를 철회해 달라는 의견을 제출하기도 했다. 아울러 증권업계에서는 외국인투자가의 지분이나 주식 매입 가격을 파악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 양도세액을 산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