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멀리 날겠다” 아시아나 새 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7일 03시 00분


김수천 사장, 창립 30주년 간담회
“장거리 노선 중심으로 운항 개편”… A350 기종 2022년까지 32대 도입
올해 베네치아 등 2곳 신규 취항… 시카고 등 미주노선도 증편하기로

“장거리 노선을 집중 공략해 미래 30년을 준비하겠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아시아나 창립 30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장거리 네트워크 항공사로의 변화를 선언했다. 1988년 창립 이래 아시아 국가 노선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아시아나가 제2의 도약을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김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1988년 창립 이후 3년 만에 미국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에 취항한다고 했을 때 다들 무모한 도전이라고 했지만 성공적이었다. 앞으로도 아시아 중심에서 벗어나 미주 유럽 등 장거리 항공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아시아나는 이런 전략에 발맞춰 연료효율성이 높은 항공기로 알려진 프랑스 에어버스 항공기로 여객기 라인업을 가다듬고 있다. 아시아나 전체 항공기 82대 중 60%가 에어버스 항공기다.

아시아나는 대형 항공기를 꾸준히 도입해 왔다. 그룹 재정난에 ‘비행기 살 돈이 있느냐’는 업계의 냉소를 비웃듯 2013년부터 대형 항공기인 A380을 6대나 도입했다. 지난해엔 315명을 태울 수 있는 A350을 국내 최초로 4대 들여왔고 올해 2대를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에어버스 항공기가 다른 항공기에 비해 연료효율성이 20% 가까이 좋다. 장거리 노선은 연료비가 중요한데 에어버스의 효율성이 수익을 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는 차세대 주력 기종으로 A350 항공기 시리즈를 낙점하고 2022년까지 32대 도입한다는 전략이다.

아시아나는 창립 때부터 새로운 항공기를 들여와 국내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1988년 창립 당시 들여온 2대의 B737-400 항공기는 국내엔 없던 새로운 기종이었다. 창사 3년 만인 1991년엔 B747-400을 들여와 미주노선에 취항하면서 세계에 국내 두 번째 민항사로서의 이름을 알렸다. 1994년부터는 아시아나 발전에 원동력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B767-300을 도입했다. 대한항공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신기종이었는데 그동안 항속거리가 짧아 가지 못했던 지역에 취항하면서 아시아 국가 중심 네트워크를 넓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제는 아시아를 넘어선다는 게 아시아나의 전략이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아시아나가 경쟁 우위에 있던 일본, 동남아 지역 노선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에 따르면 일본 노선 LCC의 점유율이 약 51%, 동남아 지역 노선 점유율은 약 40%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사장은 “중단거리 노선은 자회사인 에어서울 등에 넘기거나 현행 수준을 유지하겠다”면서 “장거리 노선에서는 이익을 내본 기억이 별로 없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유럽 노선에서 흑자를 냈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독점 노선에도 노선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는 올해 이탈리아 베네치아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취항할 예정이다. 베네치아는 아시아나의 독점 노선이다. 4월부터는 미국 시카고 노선 증편을 시작으로 전 미주노선을 매일 1회 이상씩 운항 횟수를 늘릴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LCC의 성장으로 2012∼2015년 영업적자를 겪었지만 2016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7년도 흑자가 예상된다. 김 사장은 “3년에 걸친 경영 정상화 노력으로 2016, 2017년 연속 턴어라운드(실적반등)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아시아나#김수천#항공사#장거리#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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