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9일 만에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한다고 8일 밝혔다. 정권 특혜 의혹과 대우건설 노조의 반발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호반건설이 이처럼 빨리 손을 턴 것은 대우건설의 해외부실에 대한 리스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7일 대우건설이 지난해 4분기 실적 공시를 통해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의 기자재 재제작에 따른 3000억원의 잠재 부실 문제를 공개하자 호반건설 내부에서는 크게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택지개발지구의 공공택지를 분양받아 ‘안전한’ 사업만 추진해온 호반건설 입장에서 예상치 못한 해외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호반건설은 아직 양해각서(MOU)나 주식매매계약(SPA)은 체결하지 않은 상태여서 인수 의사를 철회해도 문제는 없다.
호반건설 M&A관계자는 “지난 3개월여 간의 인수 기간 동안 정치권 연루설, 특혜설과 노동조합 등 일부 대우건설 내 매각에 대한 저항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대우건설이라는 상징적 국가기간 산업체를 정상화 시키고자 진정성을 갖고 인수 절차에 임해왔다”며 “하지만 내부적으로도 통제가 불가능한 해외사업의 우발 손실 등 최근 발생한 일련의 문제들로 인해 아쉽지만 인수 작업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