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中 4차 산업혁명의 동력은 혁신적 스타트업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9일 03시 00분


이베이를 본뜬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와 구글을 모방한 인터넷 검색 엔진업체 바이두는 중국을 넘어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여전히 이 중국 기업들을 남의 것을 모방하는 ‘카피캣’이라고 폄하한다. 일부는 중국 정부가 인터넷 검열 시스템인 ‘만리방화벽’을 통해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 디지털 기업의 진출을 막았기 때문에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의 성장이 가능했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차이나 이노베이션’의 저자인 윤재웅 선대인경제연구소 중국경제센터장은 중국의 움직임을 결코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중국에서는 스마트폰으로 택시와 숙소를 예약하고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것이 생활화됐다. 모바일 결제시스템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나간다는 평가도 받는다. 드론, 전기자동차와 같은 기술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구글, IBM 등 수많은 글로벌 IT 기업들은 앞다퉈 베이징, 선전 등에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와 관련된 연구개발(R&D) 센터를 세웠다.

중국은 어떻게 4차 산업혁명의 중심지로 거듭났을까? 중국 스타트업의 역동성과 혁신 역량이 1등 공신이다. 중국 스타트업들은 ‘린스타트업’ 전략을 활용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제품으로 만들어낸 뒤 시장의 반응을 측정해 다음 제품 개발에 반영했다. 잘못된 가정이나 예상은 빨리 접고 새로운 전략을 구사했다. 또한 실무 부서에 과감히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고 혁신적인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와 같은 스타트업은 이와 유사한 전략으로 공유경제, 핀테크, O2O(Online to Offline)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성공시켰다. 이들은 이제 AI, 가상현실,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중국의 혁신은 이렇듯 무서운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저자는 중국과 한국의 기술 격차가 좁혀진 것을 감안하면 5년 내 우리와 중국의 상황이 역전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중국시장의 크기만 믿고 진출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의 혁신을 면밀히 분석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이미영 기자 mylee03@donga.com
#4차 산업혁명#스타트업#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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