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가 인도 공략에 나선다. 인도자동차 시장은 매년 7% 이상 성장하며 세계 4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올랐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인도가 중국에 이어 한국 자동차의 핵심 수출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2일 쌍용자동차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4렉스턴’을 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M&M)그룹 현지 공장에서 하반기부터 조립 생산해 판매한다고 밝혔다. 쌍용차와 M&M 측은 최근 인도 생산을 위한 계약을 마무리했다. G4렉스턴 인도 판매는 한국에서 보낸 부품 덩어리를 인도 공장에서 반제품조립생산(CKD) 방식으로 만든 후 이뤄진다. CKD 방식은 쌍용차의 수출량에 잡힌다.
쌍용차는 2011년 M&M그룹에 인수된 후 2012년부터 렉스턴W를 연간 1000대 규모로 팔아왔다. 앞으로 풀체인지 모델인 G4렉스턴 판매를 통해 인도 대형 SUV 시장에서도 도요타, 포드 등 글로벌 업체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할 계획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달 8일 인도 델리 모터쇼에서 G4렉스턴을 처음 선보였더니 강렬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현지 관계자들이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G4렉스턴은 인도에서 M&M 브랜드로 팔릴 예정이다. 현재 인도 자동차 시장 점유율 3위인 M&M은 준중형 SUV인 ‘스콜피오’나 ‘XUV500’ 등을 주력 차종으로 판매 중이다. M&M은 G4렉스턴 판매를 통해 SUV 라인업을 확대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최종식 쌍용차 대표는 “쌍용차와 M&M그룹은 앞으로 신제품 개발과 해외 시장 개척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자동차도 올해 델리 모터쇼에서 소형 SUV 콘셉트카를 공개하며 인도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1998년 일찌감치 인도 현지에 공장을 세우고 진출한 현대자동차에 이어 쌍용차, 기아차까지 인도 시장에서 적극적인 판매에 나서게 된 셈이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현지에서 공장 2곳을 가동 중이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연간 50만 대 이상을 팔았다. 일본 스즈키가 세운 합작회사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점유율 2위다. 현대차는 내년에는 인도에서 전기차도 판매할 계획이다.
국내 자동차 기업이 인도로 눈을 돌리는 것은 그만큼 인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2015년 이후 매년 7∼8%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기준으로 인도 자동차 수요는 370만 대로 독일을 제치고 세계 4위에 올랐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는 인도가 2020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인도의 자동차 보급률은 1000명당 32대 수준이다. 2000년대 초반 중국과 비슷하다. 중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000달러를 넘어선 2008년부터 자동차 구매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2016년 기준 인도의 1인당 GDP는 1766달러였고 2021년경 3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자동차 시장의 가장 큰 장벽은 높은 관세로 꼽힌다. 인도는 수입 완성차에 수입 원가나 배기량에 따라 60% 또는 100%의 높은 관세를 매긴다. 이에 반해 CKD 방식으로 들여오는 부품에 부과하는 관세는 10%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로서는 인도에 현지 생산 공장을 짓거나 차선으로 CKD 방식으로 수출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기아차는 내년 하반기(7∼12월) 가동을 목표로 연간 30만 대 생산이 가능한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기아차는 인도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현대차와의 협력에도 적잖은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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