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가 여의치 않은 ‘롱디(장거리) 커플’이나 외국에 있는 자녀와 애니메이션을 보고픈 ‘기러기 아빠’, 혼자 영화관을 찾는 ‘혼영족’의 외로움을 덜어줄 가상현실(VR) 서비스가 공개된다. 현실 세계에서 아무리 멀리 떨어진 사람이라도 가상공간에서 함께 만나 경험을 공유하는 ‘공존현실(CR) 미디어 시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SK텔레콤은 VR 기기를 쓰고 자신의 아바타로 가상공간에 들어가 다른 참여자들과 같은 동영상 콘텐츠를 보며 소통할 수 있는 ‘옥수수 소셜 VR’를 선보인다고 19일 밝혔다. 리그오브레전드(LOL) 게임, 엑소 레드벨벳 등의 SM엔터테인먼트 콘서트 영상, SK와이번스 야구 경기 등을 가상공간에서 함께 즐기며 아바타를 통해 대화할 수 있는 식이다. 이 서비스는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공개된다.
참여자는 가상공간의 대형 스크린에서 SK텔레콤의 미디어 플랫폼 ‘옥수수’ 영상을 즐길 수 있다. 자신이 만든 가상공간에 다른 참여자를 초대해 함께 콘텐츠를 보거나 영화를 보면서 서로 음성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 또 아바타를 통해 다양한 표정을 짓고 팝콘을 던지는 움직임을 선보일 수 있는 등 의사소통과 감정표현도 가능하다. SK텔레콤은 가상공간에서 아바타의 신체 움직임, 얼굴 표정 등을 부드럽게 표현하기 위해 ‘T리얼 아바타 프레임워크’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3차원(3D) 캐릭터가 실제 사람의 시선과 몸짓에 맞춰서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개인 취향에 맞춰 아바타의 옷을 입힐 수 있다.
SK텔레콤은 향후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에 단순한 인프라 확보를 넘어 새로운 5G 실감 서비스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계획이다. 초고속(데이터 전송속도 20Gbps 이상)과 초저지연(지연 속도 0.001초 이하), 초연결이 특징인 5G 인프라가 구축되면 지금보다 훨씬 실감 있는 ‘원격 경험’이 가능해진다. 원거리라도 영상이나 대화가 끊길 염려가 없고, 현재 풀HD(1920×1080) 화질보다 16배 선명한 8K(7680×4320) 고용량 영상 전송도 가능해져 VR헤드셋을 썼는지 헷갈릴 정도의 시각체험을 할 수 있다. 사전 제작물을 재생하는 ‘녹화방송’ 위주였던 VR 콘텐츠도 스트리밍 콘텐츠로 확대돼 북극의 오로라, 유럽 축구 경기 등을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은 가상 백화점에서 친구를 만나 쇼핑하고, K팝스타 공연과 팬미팅에 참여하는 경험 등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초정밀 지도와 연계해 현실 세계와 사이버 월드를 오가는 새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가상현실 속 사물도 따라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VR 콘텐츠도 개발 중이다. 이미 아디다스 등 일부 업체는 실제 매장에 가지 않고도 직접 방문한 것처럼 상품을 구경할 수 있는 VR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VR에 시각이나 청각 외에도 피부와 가상정보가 만났을 때 촉감 등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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