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회장, 모디 총리와 만나 합의
1억달러 들여 내년까지 완공… 베트남과 함께 글로벌 전초기지로
효성이 2019년까지 인도에 첫 스판덱스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스판덱스는 신축성 고기능 원사로, 효성의 자체 브랜드 ‘크레오라’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다.
20일 효성에 따르면 조현준 회장(사진)은 18일(현지 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1억 달러(약 1070억 원)를 투자해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에 스판덱스 공장을 세우기로 합의했다. 조 회장은 앞서 이달 8일 베트남에서 응우옌쑤언푹 총리를 만나 베트남 현지 투자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열흘 만에 인도를 찾아 글로벌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조 회장은 모디 총리에게 ‘100년 효성’의 전략적 기반으로 베트남과 더불어 인도를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효성은 중국의 생산비용이 지속 상승하는 데 대응하는 ‘포스트 차이나’ 전략을 추진해 왔다. 효성 베트남은 유럽 및 아시아 시장을 대상으로 스판덱스·타이어코드 등 핵심 제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전초기지로 육성하고, 효성 인도는 인도 내수 시장 공략의 첨병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조 회장은 “인도는 세계 최대 섬유 시장 중 하나로, 앞으로 소비 시장 규모도 괄목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인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새로 공장을 짓게 된 만큼 앞으로도 효성과 인도 경제가 함께 동반 성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모디 총리는 “효성의 지속적인 투자가 이어질 수 있도록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화답했다.
효성 관계자는 “스판덱스 공장 신설에 우선 1차로 1억 달러를 투자한 뒤 앞으로 시장 수요와 성장 전망에 따라 계속 투자 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효성은 마하라슈트라주의 산업도시인 아우랑가바드시 인근 아우릭 공단에 약 12만 평 규모의 부지를 마련하고 2019년까지 공장 건립을 완료할 계획이다. 마하라슈트라주는 인도 섬유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지역으로 손꼽힌다.
인도 스판덱스 시장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6% 이상 성장해 왔다. 효성은 향후에도 인도 시장이 연평균 12% 이상 성장해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2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효성 크레오라는 히잡 등 무슬림웨어를 비롯해 란제리·스포츠웨어·데님·기저귀용 스판덱스로 주로 판매되고 있으며 인도에서 약 6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효성은 신규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20년에는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시장을 확대시킬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시장 점유율을 70%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이날 조 회장은 산업용 섬유, 중공업, 금융자동화기기 등 사업 확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조 회장은 탄소섬유, 아라미드 등 효성 신사업의 시장 진입을 위해 애로사항을 건의하고 규제 완화 등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아울러 중공업 부문에서도 인도 국영송전공사(PGCIL) 입찰에 적극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
효성은 2007년에 인도 뉴델리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래 2012년부터 뉴델리에 무역법인을 세워 운영해 왔다. 2016년부터는 푸네 지역에 초고압 차단기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등 사업을 확대했으며 연 3억 달러 이상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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