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대출 작년 64조원 증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2일 03시 00분


은행권 대출 규제 강화 ‘풍선효과’… 저축銀서 1년새 17.9% 늘어

지난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대출이 64조 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대출 규제 강화로 시중은행에서 돈 빌리기가 어려워진 서민층과 자영업자들이 은행 대신 2금융권을 찾는 ‘풍선효과’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저축은행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비(非)은행금융기관의 대출 잔액은 788조979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8.9%(64조4370억 원)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 해 13.8%(87조7581억 원) 늘어난 2016년보다는 증가 폭이 둔화됐지만 금리 상승기에 여전히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제2금융권에서도 대출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저축은행의 대출 증가세가 가장 가팔랐다.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대출 잔액은 51조223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7.9%(7조7591억 원) 급증했다.

여신 규모가 큰 상호금융권의 대출 잔액은 249조9504억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0.8%(24조4307억 원) 늘었다. 새마을금고의 대출도 같은 기간 90조5132억 원에서 104조4026억 원으로 15.3% 늘어났다.

이 같은 증가세는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제가 꾸준히 강화되면서 은행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자영업자나 서민들이 2금융권으로 내몰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2금융권은 저소득·저신용자,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이 많아 향후 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금융권 대출자는 대부분 상황이 어려운 다중채무자”라며 “금리 상승기에 상환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부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제2금융권#대출#규제#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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