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기업들이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온라인 스탬프 방식의 보상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스타벅스나 커피빈이 고객이 커피를 구매할 때마다 온라인 스탬프를 찍어주면서 정해진 목표만큼 모으면 혜택을 제공하는 게 대표적이다. 소비자들은 스탬프를 모으기 위해 같은 브랜드 상품을 반복적으로 구매하게 되는데, 심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부여된 진행 효과(Endowed progress effect)’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사람은 특정한 상황에서 목표가 주어졌을 때 무의식적으로 해당 목표를 완수하는 방향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거나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기업 입장에서 소비자가 스탬프 모으기에 더 열중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 남캘리포니아대와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들은 이를 알아보기 위해 세차장을 하나 빌려 방문객 300명에게 보상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실험을 해봤다. 소비자들에게 쿠폰을 나눠 주고 쿠폰에 스탬프 8개를 찍으면 세차를 공짜로 한 번 받을 수 있게 해준 것. 다만 한쪽 그룹에는 총 10개의 스탬프 칸에 두 개의 도장을 미리 찍어 줬다. 이들에게는 10번의 스탬프를 채우는 과정에서 이미 두 번을 완수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결과는 놀라웠다. 실험자들은 8개 스탬프를 찍으라는 동일한 목표를 할당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미리 두 번의 스탬프를 쿠폰에 찍어준 그룹에 속한 소비자들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2배가량 더 자주 세차를 했다. 또 최종 목표를 달성한 소비자 수 역시 미리 두 번의 스탬프를 쿠폰에 찍어준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훨씬 많았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같은 보상 프로그램이라도 기업이 구체적인 전략을 어떻게 짜는지에 따라 소비자 구매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스탬프 모으기와 같은 보상 프로그램을 진행하려는 기업이라면 소비자에게 목표를 제시할 때부터 이미 그 과정이 시작됐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인지하도록 하는 것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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