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원 출자전환-노조 고통분담
한국 안떠날 경영계획 제출 등
자금지원 위한 3대 전제조건 합의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GM의 기존 부실을 책임지기로 하는 등 한국 정부와 KDB산업은행이 자금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에 앞서 제시한 3대 전제조건에 잠정 합의했다. GM이 한국 측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한 것이다.
22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걸 산은 회장과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전날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만나 한국의 자금 지원 결정을 위한 3대 전제조건에 합의했다. △대주주인 GM이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주주, 채권자, 노조 등 이해관계자가 고통을 분담하며 △GM이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경영할 계획을 제출하는 것 등 3가지다.
산은 고위 관계자는 “엥글 사장과 이 회장이 3가지 조건에 대해 큰 틀의 합의를 봤으며 추후 세부적인 내용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GM은 한국GM이 빌린 차입금 27억 달러(약 2조9000억 원)를 출자전환하면서 산은이 지분 비율만큼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를 포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말 돌아오는 한국GM의 본사 차입금 5억8000만 달러(계약 환율로 7220억 원)에 대해 담보권 요구도 거둬들일 것으로 보인다.
GM과 산은은 주주로서 감자(減資·자본 총액을 줄이는 일)를 단행하고, 채권자인 GM은 한국GM 차입금 일부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도 금리 인하와 만기 연장을 실시하기로 했다. 노조도 인력 감축, 인건비 인하 등의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이와 함께 GM은 정부의 지원을 받은 뒤 한국 시장을 떠나지 않겠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장기 경영 계획을 제출하기로 했다.
한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한국GM 사태 등 고용 충격에 대응해 “일자리 상황 개선을 위해 필요하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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