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개발 간질치료제 판매 눈앞… 美시장서만 1조원 이상 매출 기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6일 03시 00분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
개발-임상-생산-해외마케팅… 혼자 힘으로 하는 국내 첫 사례
국내제약사 글로벌 진출 돕는 파이프라인 역할도 하고 싶어

SK그룹이 1993년부터 꾸준히 투자해 온 바이오·제약 분야에서 처음으로 신약 독자 개발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57·사진)는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신약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 기업공개(IPO) 계획을 밝혔다. 조 대표는 “독자 개발한 뇌전증(간질) 치료제 ‘세노바메이트(Cenobamate)’가 올 상반기(1∼6월) 내 임상시험 3단계를 마무리하고 미국 식품의약청(FDA)에 신약 판매 승인 신청(NDA)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미국과 독일 등 17개국 1400여 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NDA 제출 후 10개월여의 심사를 거쳐 내년 하반기 판매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국내 제약사들이 대체로 임상 1, 2단계에서 기술을 수출하는 것과 달리 글로벌 임상 3상을 독자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임상 3상은 수백 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의 효과와 안전을 최종 검증하는 단계다.

조 대표는 “이번 NDA에 성공하면 신약 하나로 조 단위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제약사(FIPCO·Fully Integrated Pharma Company)로 성장할 수 있다”며 “신약 개발과 글로벌 임상, 생산, 해외 시장 마케팅을 자체적으로 직접 하는 국내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노바메이트로 미국 시장에서만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며 “미국 법인에 마케팅 조직을 설립하고 업계 최고 전문가를 채용해 내년 4월 미국신경질환학회(AAN) 마케팅 등을 진행하는 등 신약의 상업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또 “이 같은 노하우를 활용해 국내 제약사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일종의 파이프라인 역할도 하고 싶다”며 “기업의 자산을 사회와 공유하는 공유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 외에도 조현병 치료제(SKL20540), 조울증 치료제(SKL-PSY/FZ-016) 등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또 미국 재즈와 공동 개발한 수면장애 치료제(SKL-N05)는 내년 초 상업화를 예상하고 있다.

신약 독자 개발 마무리 단계가 구체화되면서 SK바이오팜의 IPO도 주목받고 있다. 시장에선 현재 2조 원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이 회사가 신약 개발에 성공하고 연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면 기업 가치가 4조∼7조 원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 계획에 대해 조 대표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준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코스피 상장으로 전환할 가능성에 대해선 “나스닥 상장이라는 초기 목표 변경을 아직 검토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김용석 기자 yong@donga.com
#독자 개발#간질치료제#미국 시장#조정우#sk바이오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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