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으로 들어가 주인공이 된다”… 넥슨 체험형 ‘방 탈출 카페’ 북적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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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아이템들을 정해진 위치에 올려놓으니 동굴에서 다른 공간으로 넘어가는 문이 열렸다. 눈앞에 펼쳐진 곳은 투명한 얼음으로 이뤄진 환상적인 신전. 파란 머리카락이 달린 작은 눈사람처럼 생긴 ‘헤지호그’가 나타나 조심해야 할 점을 알려준다. 곧바로 보물과 숨겨진 무기를 찾기 위한 탐색이 시작된다. ‘최종보스’의 눈보라 공격을 피하며 공격에 성공하자 현실 세계로 돌아가는 문이 열렸다. 》
 

넥슨의 온라인 역할수행게임(RPG) ‘엘소드’ 서비스 10주년을 기념해 방 탈출 카페 ‘코드케이 강남점’과 제휴해 만든 ‘얼어붙은
 물의 신전’ 포스터의 일부(위 사진). 방 탈출 카페 내부 모습과 문제 등은 외부 유출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 아래 사진은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콘텐츠를 활용해 넷마블게임즈가 개발 중인 ‘BTS 월드’ 이미지. BTS 멤버를 육성하는 
내용이 될 예정이다. 넥슨·넷마블게임즈 제공
넥슨의 온라인 역할수행게임(RPG) ‘엘소드’ 서비스 10주년을 기념해 방 탈출 카페 ‘코드케이 강남점’과 제휴해 만든 ‘얼어붙은 물의 신전’ 포스터의 일부(위 사진). 방 탈출 카페 내부 모습과 문제 등은 외부 유출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 아래 사진은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콘텐츠를 활용해 넷마블게임즈가 개발 중인 ‘BTS 월드’ 이미지. BTS 멤버를 육성하는 내용이 될 예정이다. 넥슨·넷마블게임즈 제공
게임 속 이야기 같지만 최근 유행하는 ‘방 탈출 카페’에서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장면이다. 23일 오전 기자가 찾은 곳은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의 방 탈출 카페 ‘코드케이 강남점’. 이곳에 마련된 ‘얼어붙은 물의 신전’ 테마방은 엘소드를 서비스하는 게임회사 넥슨이 서비스 개시 10주년을 맞아 코드케이와 협업해 만든 특별 테마다. 실제 게임에 등장하는 장소를 모티브로 방 탈출 문제들이 배치돼 있다. 게임을 해봤던 사람이라면 게임 속 장면을 떠올리며 더 몰입할 수 있겠지만 꼭 게임을 모르더라도 진행하는 데 무리가 없다. 최대 여섯 명이 한 팀을 이뤄 팀워크와 추리력, 직관력 등을 동원해 문제를 풀어 탈출하면 된다. 방 탈출 경험 40여 회인 기자가 봤을 때 단순 자물쇠가 아니라 다양한 장치와 센서, 환상적인 디자인이 어우러져 꽤 ‘고퀄’인 방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최근 디지털 세계에 머물러 있던 게임 마케팅이 점차 현실 세계와 융합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색다른 마케팅과 홍보의 수단이 될 뿐 아니라 이용자들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 판매나 ‘코스프레’ 정도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가상현실(VR) 등 발달한 기술을 이용해 게임 플레이 자체를 현실과 접목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기자가 체험한 엘소드 방 탈출 테마는 넥슨이 운영한 전용 상품 스토어 ‘엘소드 카페 in 홍대’에 이어지는 이벤트다. 방 탈출 테마는 이달 9일부터 5월 8일까지 운영된다. 이미 금요일과 주말에는 4월까지도 예약이 다 차 있는 상태. 코드케이 직원은 “손님 대부분이 엘소드 이용자”라며 “엘소드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찾아오는 사람도 꽤 많다”고 전했다.

현실 속 가수를 게임으로 만드는 시도도 있다. 게임회사 넷마블은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영상과 화보를 활용한 실사형 시네마틱 게임 ‘BTS 월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게임은 방탄소년단 멤버를 육성하는 시뮬레이션 장르로 개발되며, 1만 장 이상의 독점 화보와 100개 이상의 스토리 영상이 제공될 예정이다. 특히 BTS 월드에서는 방탄소년단이 부른 신곡(게임 OST)이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발표 당시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모바일이 대중화되면서 특정 연령층이 아니라 대중음악과 영화·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연령대가 겹치고 관심사가 같아졌다”며 “이용자들에게 새롭고 신선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장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을 겨냥해서 만들어지는 이 게임은 올 상반기(1∼6월) 중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대표가 방 의장의 사촌동생인 것도 두 회사의 협업을 가능하게 한 배경으로 꼽히기도 한다.

게임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모니터와 키보드 혹은 스마트폰만으로 하던 것에서 벗어나 현실 세계와 융합하고 있다. 일본 닌텐도는 최근 자사의 휴대용 게임 콘솔 ‘닌텐도 스위치’를 활용한 새 제품 ‘닌텐도 라보’ 발매를 앞두고 있다. 이 제품은 골판지를 접어 낚싯대, 피아노, 로봇, 이륜차(오토바이) 운전대 등을 손에 잡히게 만들었다. 또 거기에 닌텐도 스위치를 끼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영국 게임사 ‘플레이퓨전’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피규어 또는 카드를 인식해 플레이하는 게임 장르인 ‘토이즈 투 라이프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손에 잡히는 실제 피규어나 장난감을 움직이면 게임 화면 속 캐릭터가 그대로 움직이는 식이다.

실제 몸을 움직여 플레이하는 VR 게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금까지는 어지럼증 등 한계가 뚜렷했다. 하지만 5세대 통신(5G)이 상용화되는 등 기술이 발전하면 극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KT는 게임사 ‘드래곤플라이’와 5G 기술을 접목한 세계 최초 멀티플레이 VR 게임 ‘스페셜포스 VR: 유니버설 워’를 공동 개발해 26일(현지 시간)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공개한다. 게임 PC의 영상을 스마트폰에 직접 전송하는 ‘VR 워크스루(Walkthrough)’ 기술을 적용해 무선으로 VR 게임을 편하게 즐길 수 있고 ‘흔들림 방지(Anti Juddering)’ 기술로 멀미감과 어지러움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것이 KT의 설명이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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