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폰을 산 고객들이 남들에게 자랑하지 못한다는 점, 그만큼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 가장 안타깝다.”
26일(현지 시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이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지난해 12월부터 LG전자 MC사업본부 수장을 맡은 황정환 부사장(사진)은 모바일사업의 오랜 부진 원인으로 ‘잃어버린 신뢰’를 꼽았다. 시장의 수요보다 경쟁사 제품 발표에 맞춰 신제품 출시 시기를 정하고, 무리한 변화를 추구하다 도리어 시장에서 외면받았던 지난 선택들을 ‘악수(惡手)’라고 표현했다. 황 부사장이 생각하는 LG전자만의 ‘전략’은 무엇일까.
황 부사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MC사업본부의 사업 방향을 밝혔다. 그는 “오디오, 배터리, 카메라, 디스플레이 등 스마트폰 핵심 기능에 집중해 신뢰 회복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MWC에서 스마트폰 신작을 발표하는 대신 지난해 하반기(7∼12월) 출시한 V30의 2018년형 업그레이드 버전을 발표했다. V30을 기본 플랫폼으로 두고, 고객들이 스마트폰을 쓰면서 가장 편리하다고 생각하는 기능들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집약했다. 지난해 12월에 V30을 기반으로 내부 사양을 대폭 강화한 ‘초(超)프리미엄 스마트폰 LG 시그니처 에디션’을, 1월에는 라즈베리 로즈라는 새로운 색상을 입힌 V30을 출시한 데 이은 세 번째 변화다.
황 부사장은 “기본에 충실하게 제품을 만들고 여기에 여러 기능을 추가하고, 색상을 다양화해 지속적으로 생명력을 불어넣는 시도를 하고 있다. 매번 새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아니라 한번 사면 오래 쓸 수 있는 스마트폰을 만드는 ‘롱테일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황 부사장이 집중하는 기본은 ‘ABCD’, 즉 오디오(Audio), 배터리(Battery), 카메라(Camera), 디스플레이(Display)다. 황 부사장은 “배터리 소모율을 기준으로 게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오디오 등이 이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이다. 이용자가 스마트폰의 기본이라 생각하는 ABCD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1∼6월) 중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한다. 이에 대해 황 부사장은 “스마트폰 출시 시기, 마케팅, 브랜드 전략 모두를 재검토하고 있다. G, V 시리즈 브랜드 전략을 수정할 것인지 고려는 하고 있으나 당분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다만 앞으로는 완성도를 높이지 못한 상태에서 신제품이 출시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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