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노조, 해외매각 싸고 충돌
노조, 자구안 폐기 등 강경대응 예고
사측 “경쟁사 수준으로 임금 낮춰야”
금호타이어의 중국 더블스타 매각이 공식화되면서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은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2일부터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송신탑 앞에서 간부 2명이 고공농성을 시작했고 이달 총파업도 벌일 예정이다. 채권단이 이달 말로 자구안 합의 시한을 연기했지만 타협점이 보이지 않는 상태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는 3일 고공 농성 중인 송신탑 주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구안을 공식 폐기하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해외 매각을 반드시 막아 내겠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당초 23일로 예고됐던 총파업 예정일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자구안은 노사가 합의해 온 경영 정상화 계획이다. 채권단은 노사가 합의한 자구안을 바탕으로 채권 1조30000억 원 만기를 연장하고 경영정상화 약정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KDB산업은행은 자구안 이행 합의서 제출 시한과 채권 상환 만기 유예 기간을 이달 말까지로 연장한 상태다.
노조는 더블스타가 결국 한국 공장을 폐쇄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가 남 얘기가 아닐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노조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알아본 바로는 더블스타는 한국 공장을 지속 유지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 중국, 베트남만 남기고 한국, 미국 조지아 공장은 폐쇄하는 것이 그들의 수순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산은이 제시한 3년 고용 보장도 확신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 관계자는 “지금 우리가 반발하는 것은 단순히 임금 삭감 문제, 고용 보장의 문제가 아니다. 더블스타로 넘어가면 (한국 공장) 철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측과 채권단은 “경쟁자 수준까지만 임금을 낮춰 달라”고 노조를 압박 중이다. 임금 경쟁력이 살아나야 매각을 하더라도 기업이 회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금호타이어는 경쟁사인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에 비해 급여 수준이 20~30% 높은 편이다. 매출원가율도 금호타이어가 업계에서 74.7%로 가장 높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이 2011년부터 현재까지 1%포인트 정도 하락한 상태”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그나마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것이 금호타이어를 살리는 현실적인 길이라며 노조를 설득하고 있다. 노조도 금호타이어 경영 회생의 어려움은 인식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해외 매각 저지 후 법정관리를 피하기 위해) 대안을 알아보고는 있는데 사례들이 없어서 뚜렷한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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