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내달 2조3000억 마련 ‘발등의 불’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7일 03시 00분


社측 7일 임단협 요구안 전달
노조도 15일까지 요구안 확정… “일방 희생 강요땐 총파업 불사”
社측, 퇴직-성과금 현금조달 고민… “실사-임단협 성과나야 출자 전환”

한국GM이 노조에 사측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요구안을 공식적으로 전달하고 본격적인 임단협 교섭에 나선다. 노조는 적자경영의 책임을 노동자에게만 전가한다며 총파업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임단협 교섭에 난항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GM 노조는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GM은 이제라도 군산공장 폐쇄를 포함한 구조조정 계획을 철회하고, 구체적인 신차 투입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 없다면 정부와 노조에 어떤 협조도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와 공동 경영실태조사, 부실경영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실시해 외국기업의 ‘먹튀방지법’ 제정 등을 정부와 산은, 국회 등에 요구하며 기존 주장들을 되풀이했다.

한국GM은 신차 배정을 위해서는 임단협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7일 임단협 요구안을 전달할 계획이다. 노조는 12일 민주노총 금속노조에서 나오는 임금요구안을 바탕으로 늦어도 14일까지는 노조의 입장을 담은 임금 요구안을 내놓고 15일 노조 대의원회의에서 이를 확정할 방침이다.

노조는 공식적인 노사 요구안이 교섭 테이블에 올라온 순간부터 진짜 교섭이라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양측의 안을 놓고 많게는 20차례 정도 교섭을 진행하는 게 일반적인 교섭이다. 우리도 상생을 하자는 게 기본 방침이지만 노동자들에게만 고통 분담을 요구하고 경영 악화의 책임을 전가하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한국GM은 당장 돌아오는 차입금 만기와 각종 수당 지급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골치다. 한국GM은 이달 말 GM에서 빌린 7000억 원의 차입금 만기를 맞는다. 2월 말에서 한 달 연장해 준 차입금이다. 3월 중에는 한국GM 사태가 어느 정도는 해결될 것으로 보고 연장해준 차입금인데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어 GM 본사도 만기 연장을 두고 이사회와 주주들의 눈치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4월에도 GM 홀딩스 LLC 등 GM 본사와 계열사에서 빌린 약 9880억 원의 차입금 만기가 돌아온다. 여기에 추가로 현금 50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4월 초에는 지난달에 지급한 일부 성과급 중 나머지 부분을 지급해야 한다. 1인당 약 450만 원인데 직원 1만6000명을 기준으로 해도 약 720억 원이 들어간다. 4월 말에는 희망퇴직을 신청한 약 2500명에게 1인당 평균 2억 원가량의 위로금을 줘야 한다. GM 본사 차입금과 희망퇴직 위로금, 성과급 등을 모두 합치면 약 2조3000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차입금이야 만기 연장을 한다고 해도 현금(퇴직금 및 성과급) 조달을 어디서 해야 할지가 고민이라는 게 한국GM 측의 설명이다. 한국GM은 단기자금 융통 형식으로라도 대출을 받을 수 있을지 금융권을 찾아다니고 있지만 금융업계는 물론이고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은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실사가 빨리 마무리되고 임단협도 성과가 나야 GM의 출자전환 일정도 빨라질 것이다. 출자전환이 된 다음에 재무 상황이 좋아져야 나머지 자금을 융통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더블스타 매각을 반대하고 있는 금호타이어 노조는 15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해외매각 반대 1만 명 서명 운동’을 시작으로 9일 부분파업을 한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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