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뉴욕 맨해튼 옛 증권거래소 건물에서 열린 삼성전자 ‘더 퍼스트룩 2018 뉴욕’ 행사장. 삼성이 모처럼 뉴욕에서 선보이는 퀀텀닷디스플레이(QLED) TV 신제품을 보기 위해 현지 언론과 업계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몰렸다.
삼성 관계자가 벽돌색 벽면을 스마트폰으로 찍은 뒤 무대 위 대형 TV에 전송하자 칙칙한 검은 TV 화면이 카멜레온처럼 벽돌색으로 변했다. 순식간에 깔끔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바뀐 것이다. 객석에서 ‘와’ 하는 탄성이 나왔다.
스마트폰부터 냉장고까지 다양한 가전제품과 연결된 TV는 더 똑똑해졌다. 삼성 관계자가 음성으로 TV를 조작해 브루클린 집을 모니터링하고, 로봇청소기로 거실 청소를 지시하는 시연을 보일 때 큰 박수가 나왔다. 삼성은 이날 2018년형 QLED TV 4개 시리즈(Q6F, Q7F, Q8F, Q9F) 16개 모델을 선보였다.
삼성은 TV가 꺼져 있을 때도 시간, 날씨, 뉴스 등의 생활정보를 실시간 확인하고 사진 그림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24시간 즐길 수 있는 ‘앰비언트 모드(Ambient Mode)’ 기술을 신제품에 적용했다. TV가 꺼져 있는 시간이 전체의 80%인데 그때 괴물처럼 보이는 TV의 검은 화면이 싫어 커튼을 치는 사람도 있다는 점에 착안한 기술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이날 “TV는 이제 방송을 시청하지 않을 때에도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 디스플레이’로 재정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장엔 삼성 TV 앰비언트 모드 서비스에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한 뉴욕타임스 최고경영자(CEO) 마크 톰슨이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TV는 우리가 최근 주목하고 있는 매우 훌륭한 뉴스 전달 매체”라며 “TV 스크린을 통해 뉴스를 상시 전달하는 앰비언트 모드는 뉴스 전달의 새로운 미래”라고 말했다.
삼성의 인공지능(AI) 기반 음성인식 플랫폼 ‘빅스비(Bixby)’와 삼성전자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통합 앱 ‘스마트싱스 앱’을 적용해 다양한 콘텐츠와 기기를 음성으로 조작하는 기능도 눈길을 끌었다. 다만 리모컨을 통해 음성 명령을 전달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여전했다. 베카 마르티네즈(미국 로스앤젤레스·전자제품 블로거)는 “TV 뒷면에 여러 다른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고 선 하나로 연결한 ‘원 인비저블 커넥션(One Invisible Connection)’ 기술이 아주 멋지다”라고 말했다.
삼성은 올해 QLED TV 전 시리즈에 75인치, 82인치, 85인치의 ‘빅 스크린’ 라인업을 선보였다.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수요는 매년 30∼40%씩 늘어 올해 200만 대 가까이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북미 시장이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삼성은 이 시장의 점유율을 지난해 40%에서 올해 50%로 높일 계획이다. 올해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첫선을 보인 146인치 초대형 QLED TV ‘더 월’은 사전 주문이 들어올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프리미엄 TV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55인치 Q7F 신제품을 지난해보다 1000달러 싼 1999달러에 선보일 계획이다. 처음부터 ‘적정가격(Affordable price)’을 제시해 가격 변동성을 줄이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한다는 전략인데, 가격 경쟁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있다. 2018년 QLED TV는 이달 18일 미국 시장에서 첫선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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