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 가입 주택도 하반기부터 임대 허용”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

주택연금에 가입된 주택도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다른 사람에게 임대를 줄 수 있게 된다. 매달 주택연금 수령을 하면서 임대수익까지 추가로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정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은 1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르면 올 하반기까지 주택연금 가입 주택을 임대할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의 고령층이 자신이 소유한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매달 연금을 받는 역(逆)모기지론이다. 주택 가격이 9억 원 이하인 1주택 소유자나 보유 주택 합산액이 9억 원 이하인 다주택자가 가입할 수 있다. 현재 약 5만 명이 가입해 월평균 98만9000원의 연금을 수령하고 있다.

지금은 주택연금에 가입, 유지하려면 반드시 해당 주택에 거주해야 한다. 이 때문에 자녀 집으로 거처를 옮기거나 요양시설에 입소할 경우 자동으로 해지해야 하는데, 앞으로 주택연금을 임대할 수 있게 되면 해지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이 사장은 “주택연금액이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라 주택연금만으로는 노후생활을 뒷받침하기에 부족할 수 있다”며 “임대를 할 수 있게 되면 노후자금이 보다 넉넉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SH공사 등 임대주택을 늘리려는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주택연금 가입 주택의 임대차 계약을 중개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가입 시점에는 본인이 거주하고 있어야 하며 일정 기간 거주해야 하는 등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9억 원 이하 주택만 가입할 수 있도록 돼 있는 규정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이 사장은 “서울 강남 등 주택 가격이 비싼 곳의 경우 별다른 수익이 없는 주택 보유자가 가격 상한선 때문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며 “관련 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국회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