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굴착기 잘나가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5일 03시 00분


인프라코어, 2월 中 점유율 3위… 밥캣도 북미 1위 지켜


두산 계열 굴착기가 중국과 북미지역에서 인기 몰이를 하며 매출 상승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달 중국 시장에서 굴착기 1018대를 판매하며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고 14일 밝혔다. 두산인프라코어의 2월 판매 실적은 중국 업체 사니와 미국 업체 캐터필러에 이어 시장점유율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올해 1월보다 3.2% 증가했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의 20∼24t급 중형 굴착기가 인기가 많았다. 중형 굴착기 판매량만 보면 중국 시장점유율 1위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대형 굴착기 판매 비중을 지난해 26%에서 올해 47%까지 늘렸다. 고급 세단이 마진이 많이 남는 것처럼 1억 원 후반대인 중형 굴착기가 돈이 되기 때문이다.

고난의 시기도 있었다. 2011년 17만 대가 팔리던 중국 건설기계 시장이 2015년엔 5만 대도 못 미치는 규모로 줄어들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그 사이 ‘두산케어’라는 서비스를 만들어서 고객을 관리했다. 고장이 안 나도 직접 찾아가 정기점검을 실시했고 제품 보증기간도 1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 특히 중국인 10억 명이 사용하는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을 활용해 마케팅을 했다. 2016년 위챗 마케팅을 처음 시작했을 땐 62대를 팔았지만, 지난해엔 위챗에서만 257대를 팔았다.

2016년부터 중국 건설기계 시장이 반등했고 두산인프라코어도 2016년 4분기(10∼12월)부터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해 굴착기 1만851대를 팔았다. 2016년(4649대)보다 2배가 넘게 팔린 것이다. 지난해 중국 사업 매출액은 9168억 원으로 두산인프라코어 전체 매출의 14% 수준이었다. 이런 호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1월 말에 돌아온 1250억 원의 공모 회사채를 별도의 자금 조달 없이 모두 현금으로 갚았다. 이달 말 돌아오는 주식담보대출 2000억 원도 현금으로 갚을 계획이다.

소형건설기계 전문 회사인 두산밥캣도 2001년부터 북미지역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대형 건설기계 사업을 두산인프라코어에 넘기고 소형건설기계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두산밥캣은 지난해 북미·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약 2조5700억 원, 유럽· 중동에서 약 1조5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좋은 실적이 이어지자 두산밥캣 모회사인 두산중공업은 두산엔진을 국내 사모펀드에 매각하면서도 두산엔진이 가지고 있던 두산밥캣 지분(10.55%)을 팔지 않고 그대로 가져오기도 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두산#굴착기#매출#건설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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