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셀프 요금제 수술’ 본격화
‘32.8 요금제’ 데이터 월 1G 제공… 4만원대 이상 데이터 2배로 늘려
매월 5500원 이상 할인효과 볼듯… ‘25% 할인’ 재약정땐 위약금 유예
KT가 3만 원대 요금으로 1GB(기가바이트) 데이터를 제공하는 등 데이터 사용량을 기존보다 최대 3.3배로 늘린 요금제 개편안을 14일 발표했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 이어 KT까지 요금제 개편에 가세하면서 정부의 보편요금제 도입을 의식한 이동통신3사의 ‘요금제 셀프 수술’이 본격화됐다.
KT가 이날 출시한 ‘LTE 데이터 선택(무약정)’ 요금제는 약정 없이 기존 데이터 선택 요금제보다 데이터 제공량을 2∼3배로 늘렸다. ‘32.8 요금제’(월 3만2890원)는 기존 대비 월 데이터 제공량을 3.3배로 늘린 1GB를 제공하고, ‘38.3 요금제’(월 3만8390원)는 2.5배 증가한 2.5GB를 제공한다. 4만 원대 이상 요금제도 제공 데이터를 두 배로 늘렸다. 기존에 한 단계 상위 요금제와 동일한 수준의 데이터를 받을 수 있어 매월 5500원 이상의 할인 효과가 있다.
선택약정 할인반환금 제도도 개편한다. 기존 20% 요금할인 고객이 25%로 재약정할 경우 잔여기간에 상관없이 할인반환금 전액을 유예하기로 했다. 다만 재약정 기간이 끝나기 전에 계약을 해지하면 기존 약정의 할인반환금과 새로운 약정의 할인반환금을 모두 내야 한다. 20% 요금할인 가입자 300만 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또 KT는 KT 고객 사이에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무료 애플리케이션 ‘Y데이터박스’도 출시했다. 특정인에게 데이터를 나눠주는 ‘데이터 선물하기’와 최대 10명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데이터를 나눠주는 ‘데이턱’ 등의 기능을 쓸 수 있다.
앞서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는 속도제한 없는 8만 원대 LTE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저가 요금제 구간의 데이터 제공량도 나란히 늘렸다. KT도 이와 유사하게 개편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나 KT같은 데이터 제공량 확대 개편안을 아직 발표하지 않았지만 무약정 고객 혜택강화, 약정할인 위약금 면제 등으로 요금경쟁에 동참하고 있다.
정부의 보편요금제 도입 압박에 부담을 느낀 이통3사가 스스로 요금제를 개편하며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요금할인폭 20%에서 25%로 넘어가는 고객들에게 기존 약정 기간이 남았더라도 재약정을 통해 위약금을 면제해 주는 제도도 올 들어 시행됐다.
보편요금제는 기존 3만 원대 요금제에서 제공하는 음성(200분)과 데이터(1GB)를 2만 원에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이통사들은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기존 상위 요금제 가격대를 줄줄이 낮춰야 하고 매출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에 도입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보편요금제를 추진 중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통사 간 저가요금제 경쟁이 활성화되고 자율적으로 고객혜택을 확대하는 최근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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