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조현준 회장, 이사회 의장 사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2일 03시 00분


회사측 “독립성 강화해 투명경영”
박태호 사외이사에 의장직 넘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사진)이 ㈜효성의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이사회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조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정이다.

21일 효성그룹에 따르면 이달 6일 열린 ㈜효성 이사회에서 조 회장이 맡아 왔던 이사회 의장직에 사외이사인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국제학과 명예교수를 선임했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을 지낸 박 신임 의장은 2015년부터 효성 사외이사를 맡아온 인물이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23일 정기 주주총회 이후 열리는 이사회부터 박 신임 의장이 회의를 주재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 투명한 지배구조, 합리적 의사결정 시스템을 확립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해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 추대됐다”고 말했다.

효성은 14일 공시한 증권신고서에서 “이사회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해 시장과 주주 중심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경영상 판단으로 이사회 의장을 기존 대표이사에서 박 사외이사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재계 안팎에서는 ㈜효성의 대표이사인 조 회장이 이사회 의장에서 사퇴하고 외부 인사에게 자리를 넘긴 것은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함으로써 투명 경영의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효성그룹은 지난해부터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해 7월 이사회 산하에 투명경영위원회를 신설했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대표위원도 사외이사가 맡도록 규정을 변경했다. 또 올해 초부터는 윤리경영 및 감사위원회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이해관계자와의 거래규정 및 감사위원회 직무 규정도 신설했다. 효성그룹은 6월 지배구조 투명성, 주주가치의 극대화를 위해 효성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조 회장은 2016년 12월 그룹 정기 인사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뒤 지난해 7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취임 초부터 ‘시장과의 소통확대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투명 경영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회장 승진 뒤에도 효성의 모태인 울산공장을 비롯해 구미, 창원 등 5개 공장을 방문해 임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보여주기 식 해외 일정 대신 품질과 기술의 승부처인 현장 챙기기에 나섰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효성#조현준#이사회#사퇴#독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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