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안에 전설적인 저격수가 있어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직원들을 소리 소문 없이 찾아내 쏴 버린다.”
“밤새 일하면서 쌓아 놓은 커피 컵들이 출근한 아침이면 깨끗하게 씻겨 제자리로 옮겨져 있었다. 그 우렁각시가 우리 회사 사장이란 걸 1년 후에야 알았다.”
놀랍게도 이 두 가지 증언은 같은 회사 직원으로부터 나왔다. 일을 못하는 직원을 매정하게 쫓아내는가 하면 새벽까지 일하는 직원의 편의를 위해 최고경영자(CEO)가 컵을 손수 설거지해주기도 한다.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빠르게 성장한 넷플릭스 얘기다.
‘토이스토리’로 잘 알려진 컴퓨터 애니메이션 영화 스튜디오 픽사는 어떨까. 이 회사는 공동체 의식을 강조한다. 실제로 픽사 직원들은 서로를 매일 보고 싶은 절친한 친구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친구가 최고의 영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역량이 없다고 판단되는 순간, 그는 순식간에 픽사 사무실 밖으로 밀려난다.
조직행동 전문가이자 경영 컨설턴트인 로버트 브루스 쇼는 신간 ‘익스트림 팀’을 통해 홀푸드, 픽사, 넷플릭스, 에어비앤비, 알리바바, 파타고니아 등 최근 잘나가는 기업 7곳의 조직문화를 분석했다. 이들에겐 공통적인 특성이 있었다. 팀워크와 성과, 이 모순된 가치관들의 아슬아슬한 균형이었다.
브루스 쇼는 이것이 성공하는 기업의 핵심 키워드라고 말한다. 해법은 ‘조직문화’다. 조직문화는 단순히 직원 복지나 수평적 의사소통을 말하지 않는다. 기업이 생각하는 성공 전략과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어떤 인재가 우리 회사에 적합한지, 직원들의 평가와 보상을 어떤 기준으로 할지 결정한다. 이 프로세스가 일관되게 유기적으로, 동시에 엄격한 원칙을 바탕으로 돌아가면 그것이 바로 그 회사의 고유한 조직문화가 된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실리콘밸리 등의 조직문화에 깊은 관심을 보인다. 민첩성, 창의성 등을 혁신의 가치라며 강조한다. 하지만 무턱대고 실리콘밸리를 따라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기업에 적합한 조직문화를 설계해야 기업의 성장과 혁신을 이끄는 천하무적 익스트림 팀을 탄생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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