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 노조달래기 나서
中 더블스타 차이 회장 21일 방한
이동걸 회장 면담… 노조와 대화도 추진
“우리가 금호타이어에 2000억 원을 신규 대출하고 설령 회수하지 못하더라도 협력사와 지역 자영업자를 포함해 2만∼3만 개의 일자리를 3년만 지켜내도 ‘가성비’가 있다고 본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사진)은 20일 기자와 만나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해 “노조가 협상 기한인 30일까지 해외 매각에 동의하지 않으면 법정관리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재차 확인하며 이같이 말했다.
산은은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6400억 원에 넘기고, 시설자금 2000억 원을 신규 대출하는 조건으로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노조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힌 상황이다.
이 회장은 “더블스타에 매각되더라도 3년간 고용유지, 노조보장, 단체협약 등 기존 노사 협상 내용은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또 “3년간 고용이 유지되는 만큼 노조도 양보할 것은 양보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리라”며 본격적인 ‘노조 달래기’에 나섰다. 노조가 협상 시한 불과 6일 앞인 24일 예고대로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매각이 어그러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블스타의 차이융썬 회장도 이런 우려를 고려해 21일 방한한 후 이 회장을 면담했다. 차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노조와의 만남도 추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조가 동의하지 않아도 ‘정치 논리’에 의해 금호타이어의 연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이 회장은 “그러면 안 된다. 지킬 수 있는 일자리인지 옥석을 가리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는 끊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 회장은 한국GM에 대해서도 ‘가성비’를 언급하며 신규 지원의 뜻을 밝혔다. 이 회장은 “15년 동안 2000억 원을 들여 일자리 15만 개를 유지한 것이 나쁜 장사였느냐”며 “산은은 일자리 유지, 고용 창출 등 사회적 가성비를 고민하는 ‘폴리시 브랜치’(정책은행)”라고 설명했다.
또 14일 시작된 한국GM의 실사에 대해선 “원가율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이전가격에 대한 자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한국GM 경영난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본사로부터 비싸게 부품을 들여와 완성차나 반(半)조립차를 싸게 넘겼다는 이전가격 문제가 꼽힌다. 이 회장은 “글로벌 전략과 관련한 영업비밀이기 때문에 무조건 내놓으라고 할 순 없고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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