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파트 분양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디에이치자이 개포’가 21일 1순위 청약에서 모두 마감됐다. 일반분양 1690채 중 특별공급 당첨분 444채를 제외한 1246채 모집에 3만1423명이 몰려 평균 25.2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최고 경쟁률 90.69 대 1을 기록한 것은 전용면적 63m² 판상형으로 16채에 1451명이 지원했다.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10만 청약설’(청약자가 10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뜻)이 돌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평균 분양가가 3.3m²당 4160만 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30%가량 저렴해 당첨만 되면 수억 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데다 일반분양 물량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 업계에선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말이 나온다. 평균 경쟁률이 지난해 분양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센트럴자이’(168.1 대 1)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이다. 위치와 입지가 비슷한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2단지 재건축)의 평균 경쟁률(33.6 대 1)보다도 낮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일반 재건축에 비해 일반공급 물량이 훨씬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결과는 ‘선방’ 수준에 그친 걸로 보인다”고 했다.
무엇보다 자금 부담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 많다. 정부가 중도금 대출을 제한한 탓에 돈 있고 청약가점이 높은 ‘부자 무주택자’가 주로 지원했다는 것이다. 직장인 이모 씨(41)는 “청약가점이 64점으로 당첨 안정권이지만 자금 부담에 청약을 포기했다”며 “먼저 청약을 실시한 특별공급 당첨자 중에는 20대도 있다고 들었다. 금수저들만 배를 불리는 꼴이 됐다”고 했다.
실제로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제도인 특별공급으로 당첨된 사람 중에는 19세인 1999년생을 비롯해 20대가 13명, 30대가 191명에 이른다. 30대 이하가 특별공급 당첨자의 46%나 되는 것이다. 분양가가 대부분 10억 원 이상이기 때문에 돈 많은 부모의 지원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일반 당첨자 중에서 자금 부담으로 계약을 포기하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에 미계약분 추첨 일정을 묻는 다주택자들의 문의 전화도 적지 않다”고 했다.
국토교통부는 부정 당첨자를 조사하는 한편 특별공급 당첨자에 대한 서류 분석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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