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갑질 논란 커져
다른 대표이사 2명도 동반퇴진
김상우-박상신 2인 대표 체제로
대림그룹의 오너 3세인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50·사진)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대림산업은 대표 중심 경영에서 이사회 중심 경영 체제로 전환되며 이 부회장은 9인으로 구성된 이사회의 멤버로 참여한다.
대림산업은 22일 이사회를 열고 김상우 석유화학사업부 사장(52)과 박상신 건설사업부 부사장(56)을 새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기존 이 부회장과 김재율 사장, 강영국 사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 부회장은 등기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신임 김 대표는 석유화학 부문을, 박 대표는 건설 부문을 각각 맡는다. 김 대표는 에너지 및 석유화학 분야 글로벌 디벨로퍼 사업을 총괄해왔다. 박 대표는 주택사업 전문가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시공에서부터 운영까지 포괄하는 디벨로퍼 사업에 집중하고 건설 부문에서는 플랜트보다 주택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이 반영됐다”고 했다.
이번 인사는 대림이 1월 발표한 경영혁신 방안의 일환이다. 오너 경영 대신 전문경영인과 이사회 중심 경영을 정착시켜 투명성을 제고하고 협력사와 상생협력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것도 이런 배경이라고 대림 측은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쇄신안에서 밝힌 대로 각 분야 경영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겨 계열사의 독립성을 보장해주기 위한 조치”라며 “이사회의 역할도 강화된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이사회에선 그동안 고문으로 있던 남용 전 LG전자 부회장(70)이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 대림산업 이사회는 남 의장과 이 부회장, 신임 사장 2명, 사외이사 5명 등 9명으로 구성된다. 회사의 다른 관계자는 “과거보다 이사회가 회사 경영에 참여하는 정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그만큼 투명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룹 안팎에선 일감 몰아주기와 갑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압박이 커지고 있는 데다 지배구조 개선 압력도 있는 만큼 이에 대처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경영진 교체를 단행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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