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를 필두로 한 정부 경제팀이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LG 현대자동차 SK 등 3개 그룹을 찾아가 얻어낸 성과다. ‘혁신성장 현장소통 간담회’라는 이름으로 열린 현장 방문마다 각 그룹은 약속이나 한 듯 사상 최대 투자 및 최대 인력 고용 계획을 내놨다.
재계에서는 기업과 정부 간 소통의 장이 열리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각 그룹 총수로부터 일자리와 투자 계획을 보고받는 듯한 풍경이 과거 정부 주도로 이뤄지던 대기업 투자 및 고용계획 집계와 뭐가 다르냐는 비판이 나온다.
더구나 ‘소통의 장’이라지만 기업들은 애로사항을 전달하는 데 조심스러움을 넘어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기업이 정부에 한 말이 국정농단 사태에서 보듯 혹시 추후에라도 ‘대가성 특혜’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도 모호한 답변으로 피해 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경제팀을 가장 먼저 맞이한 LG그룹은 올 한 해 동안 신산업 분야 중심으로 19조 원을 투자하고 1만 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처음 밝혔다. LG가 그룹 차원에서 채용 계획을 밝힌 것은 2015년 이후 3년 만이다.
재계 관계자는 “2015년까지만 해도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매년 주요 그룹이 채용 및 투자 계획을 밝혀왔는데 그 뒤로는 각자 대외비를 유지하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이때 LG는 올해 전년 대비 8.0% 늘어난 19조 원을 국내에 신규 투자한다는 계획도 이례적으로 밝혔다. 전기차 부품과 자율주행 센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혁신성장 분야에 50% 이상 투자를 추진한다는 비교적 상세한 청사진도 내놨다. LG 최고경영진은 정부 측에 정책 건의사항도 제시했다. 2, 3차 협력사와의 상생 협력 노력이 1차 업체의 부당한 경영 간섭으로 오해받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줄 것과 미국 세탁기 및 태양전지 세이프가드 조치와 관련해 국내 기업 피해를 최소화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구체적이었던 LG의 선물 보따리와 달리 정부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만 답변했다.
올해 1월 열린 현대차그룹과의 간담회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되풀이됐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로봇과 인공지능(AI) 등 5대 신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향후 5년간 이 분야에 23조 원을 투자하고 4만50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현대차그룹이 이날 이야기한 △친환경차 보조금 조기 고갈 우려 △350kW 이상 고속 충전 시스템 설치 건의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기업 부담 증가 우려 등 정책 건의사항에 대해서 모두 ‘검토하겠다’고만 답했다.
가장 최근인 이달 14일 열린 SK그룹과의 간담회에서도 경제팀은 3년간 80조 원 투자 및 2만8000개 일자리 약속을 받아냈다. 하지만 SK 측의 정책적 지원 요청에 대한 답은 역시나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는 것뿐이었다.
간담회를 준비했던 한 기업 관계자는 “최고경영진이 경제부총리에게 세세하게 정책적 지원을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닐뿐더러 혹시라도 추후 특혜를 받은 게 아니냐는 오해를 살까 하는 걱정도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기대하는 선물 보따리를 만들기 위해 계열사들을 독촉해 일자리 규모를 겨우 맞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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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6 08:05:32
대통령은 대통령 다워야 합니다. 국가 발전 전략은 어디에 있읍니까? 거시적 안목은 없고, 일자리 최저임금등 미시적인 일에만 몰두합니다. 현재 우리 국민들의 비젼은 무엇입니까? 대통령은 대통령 다워야 대통령입니다.
2018-03-26 09:03:07
시방 기업의 투자를 김동연 부총리가 이끌어 낼 수준인가요? 대기업은 스스로 굴러가게 냅두는게 상책입니다. 이런 것을 쑈 라고 말합니다.
2018-03-26 04:26:31
기자놈들이 국가를 위해서 하는일 뭐있냐 태클이나 걸고 자빠졌지 국가 미래를 위해서 언론사를 과감히 정리를 해야한다 특히 친일신문 종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