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부담이 커 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취약차주가 15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차주 5명 중 1명은 연소득의 40% 이상을 이자를 갚는 데 쓰고 있었다.
한국은행이 29일 내놓은 ‘금융안정상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취약차주는 149만9000명으로 전체 가계대출자(1876만 명)의 8.0%를 차지했다. 취약차주는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자(7∼10등급)이거나 소득 하위 30%인 저소득층을 뜻한다.
이들이 보유한 대출 규모는 전체 가계대출의 6%인 82조7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조2000억 원 불었다. 취약차주 부채가 80조 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국내 금리가 뛰는 가운데 취약차주 수와 대출이 늘고 있어 가계부채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금리가 오르면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이 훨씬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이 대출자의 연소득 대비 이자 상환액 비중인 ‘이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분석한 결과,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비(非)취약차주의 이자 DSR는 8.7%에서 10.1%로 1.4%포인트 커졌다. 반면 취약차주의 상승폭은 1.7%포인트(24.4%→26.1%)로 더 컸다. 특히 연소득에서 이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는 고(高)DSR 차주 비중은 19.5%에서 21.8%로 2.3%포인트나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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