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금리인상 천천히… 일자리 정책 돈 풀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3일 03시 00분


이주열 한은총재 2번째 임기 시작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2일 완만한 통화정책과 확장적 재정정책을 강조했다. 한은이 금리를 천천히 인상함으로써 추가경정 예산과 슈퍼 예산을 통해 일자리와 복지에 돈을 푸는 정부와 정책 공조를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두 번째 4년 임기를 시작한 이 총재는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부에서 취임식을 갖고 기자들과 만나 “재정의 역할은 생산성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 정부 당시인 2014년 첫 임기를 시작한 뒤 최근 연임이 결정됐다.

이 총재는 “지금은 경기를 살리고 금융 안정을 지켜야 하는 등 통화정책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리만으로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힘든 만큼 재정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정부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 편성 지침에서 밝힌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취임사에서 “성장세를 뒷받침하기 위해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하되 완화 정도의 조정을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총재는 “경제 현안 전반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부에 쓴소리를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쏟아진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은도 정책당국의 하나인데 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말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그렇게 하면 엇박자, 불협화음이라는 말이 나올 것”이라고 밝혀 정책제언은 비공식 창구를 통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미가 ‘환율 합의’를 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7%를 넘어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부터 일종의 비판을 받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가급적 지켜왔다”고 말했다. 미국에 원화가치 평가절하를 합의해줬다는 논란에 대해 즉답을 피하면서 한미 협의의 필요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이주열#금리인상#일자리 정책#통화정책#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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