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취향 맞춘 상품 속속 선보여
중저가-고가 사이 ‘맞춤형 정장’에 침구-속옷-깔창까지 아이템 확장
립스틱-볼펜에 이름 새겨주기도
백화점들이 개인 맞춤형 상품을 찾는 고객을 위해 맞춤 정장 브랜드를 선보였다(왼쪽 사진). 볼펜(가운데 사진) 립스틱 등 대량생산된 제품에 고객의 이름을 새겨 차별화하는 서비스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던 회사원 김모 씨(35)는 최신 유행에 맞는 봄 재킷을 최근 구입했다. 나름의 안목이 있어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잘 골랐다고 생각한 그였지만 출근길에 같은 옷을 입은 사람들과 몇 번 마주치자 그 옷을 입기가 꺼려졌다. 김 씨는 백화점들이 기성복 대신 남들이 갖고 있지 않는 옷을 ‘맞춤형’으로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주말에 한 번 가볼 생각이다.
최근 김 씨 같은 소비자가 늘면서 소재와 디자인을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는 맞춤형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대량생산된 제품을 주로 취급하던 백화점들도 속속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숨은 수요층을 발굴하려는 것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잠실점에 맞춤 정장 브랜드인 ‘다카오카 컬렉션’을 열었다. 롯데백화점 정장 바이어들이 고객들의 맞춤 정장 수요를 채우기 위해 일본의 원단 업체인 다카오카와 협력해 만든 브랜드다.
이 매장에는 4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전문 재단사 등 4명의 직원이 상주하며 원단 선택과 스타일링 상담을 통해 맞춤형 정장을 제작한다. 이준혁 롯데백화점 남성정장 바이어는 “결혼식을 앞둔 예비 신랑이나 50대 임원 등이 매장을 많이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중저가와 고급 맞춤형 정장의 중간 수요층을 공략한 게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화점의 맞춤형 서비스는 패션에만 머물지 않고 침구, 속옷, 액세서리까지 다양한 아이템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8월 무역센터점에 침구의 소재와 원단, 크기, 중량 등을 고객의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는 ‘듀벳바’를 열었다. 구스다운, 덕다운, 캐시미어 등 침구에 들어가는 재료와 실크, 면 등 침구 원단까지 고객이 고를 수 있다.
6월에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맞춤 속옷 매장이 들어선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6월 압구정점에서 맞춤 속옷 제작 서비스 행사를 열어 큰 인기를 얻자 이번에 무역센터점에 매장을 낸 것이다.
꼭 맞춤형 상품이 아니더라도 대량생산된 제품에 고객의 이름을 새기는 방법으로 상품을 차별화하기도 한다.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11일 중동점에서 립스틱을 산 고객에게 이름이나 이니셜을 새겨주는 행사를 한 게 대표적이다. 상품에 이름을 새겨주는 ‘각인 서비스’가 인기를 모으자 롯데백화점은 이달 29일까지 부산본점 ‘모나미 스토어’에서 볼펜을 구입하면 무료로 이름을 새겨주는 행사를 열고 있다. 롯데백화점 명동본점 ‘엘리든 스튜디오’에서는 이탈리아 디자이너가 티셔츠에 고객의 이니셜을 새겨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혁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나만을 위한 소비 트렌드가 자리를 잡으며 갈수록 맞춤형 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이런 수요에 발맞춰 앞으로도 맞춤형 매장 등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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